김기현 총선 과반 압승 공언…30%대 박스권 지지율은 숙제
by이유림 기자
2023.06.15 17:18:14
국민의힘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
최고위원 설화 딛고 지도부 안정기 접어들어
민주당 악재에도 지지율 반사이익 없어 고민
지도부 험지 또는 불출마 요구에 "선당후사가 중요"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15일 내년 총선에서 ‘과반’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시스템 공천과 중도 외연 확장,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도덕성을 갖추겠다고 공언했다.
동시에 김 대표는 민주당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논란 등 악재를 겪고 있는데도 당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도 드러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비전 발표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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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며 “우리 당은 절체절명의 선거인 내년 총선에서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정권이 교체됐음에도 여소야대 정치지형 등 제반 상황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은 만큼 내년 총선에서 압승해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 대표 취임 100일째 되는 날이자, 2024년 4월 10일에 실시되는 제22대 총선을 300일 앞둔 날이었다.
김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한 과제로 △유능함 △시스템 공천 △도덕성 △확장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이목이 집중되는 공천 방향에 대해 “저는 지금까지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국민 편에 서서 불편부당하게 정치활동을 해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해 ‘능력 중심의 민심 공천’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사 대거 공천설에는 “억측”,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며 단호히 부인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 출범 초기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설화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지만 당 윤리위원회 징계 조치 이후 논란을 수습하고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일에는 김가람 최고위원이 태영호 의원 후임으로 선출되면서 최고위 기능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 또 김 대표는 청년정책네특워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토익 유효기간 연장’, ‘예비군 3권 보장’ 등 청년층을 겨냥한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2년 연속 국민의힘 의원들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이끄는 등 외연 확장에도 주력했다.
그러나 30%대 박스권에 갇힌 국민의힘 지지율은 김 대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 대표는 3·8 전당대회 후보 시절 ‘당 지지율 50%·대통령 지지율 60%’를 목표로 내세웠으나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9∼12일 동아일보 의뢰로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가’라고 물은 결과, 35.1%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후보는 30.8%, 지지 유보층은 29.2%였다. 서울과 함께 수도권으로 묶이는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더 높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대표는 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낮게 나오는 이유에 대해 “원인이 무엇인지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다”며 “아마도 진영 정치가 너무 강고해진 게 아닌가”라고 봤다. 실제 당 내부에서도 낮은 지지율에 대한 여러 측면에서의 분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진영 정치가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위해 요인으로 작용해 우려스럽다”며 “이런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가 도덕성 확립이고, 중도층과 무당층에게 접근할 기회”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당내에서는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 인사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그때그때 적절한 시기에 우리의 선택과 판단을 알려드리겠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선당후사’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