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SVB예금 전액보증”…일단 ‘블랙 먼데이’ 면했다

by김상윤 기자
2023.03.13 17:35:14

긴급조치 나선 당국…스타트업 연쇄도산·뱅크런 막아
영국도 SVB 지점 조기 매각·스타트업 유동성 공급 나서
SVB매각 불확실…대규모 자산 매각시 MBS시장도 불안
아시아증시 혼조세…한국·중국 상승, 일본·호주 하락세

[이데일리 김상윤 박종화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질 우려가 커지자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일(현지시간) SVB에 고객이 맡긴 예금을 전액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예금자보호 한도인 25만달러(약3억3000만원)를 넘어서는 금액도 13일부터 전액 인출이 가능하다. 미 정부의 긴급조치로 SVB사태 이후 13일 개장한 아시아증시는 당초 우려했던 만큼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서 한 고객이 서성이고 있다. (사진=AFP)
미 연방당국이 긴급하게 대책을 내놓은 것은 스타트업의 연쇄 도산과 다른 은행들로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이 확산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SVB 파산 여파로 또 다른 미국 은행인 시그니처은행도 이날 폐쇄됐지만, 이번 조치로 시그치은행의 예금자 자산도 SVB와 마찬가지로 보호받게 됐다.

연방당국은 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BTFP)을 통해 미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 등 담보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에 최대 1년짜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제2의 SVB가 될 수 있다며 위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 조치에 따라 700억달러(약 91조원)를 긴급 수혈받았다. SVB 영국법인 파산으로 역시 위기감이 돌았던 영국도 SVB 영국법인을 HSBC에 매각하고 거래기업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불안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SVB 매각이 지연되거나 헐값에 팔릴 경우 손실을 메울 방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 대책이 없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PNC파이낸셜그룹과 캐나다 로열은행(RBC)가 매각 입찰에 불참하는 등 매각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대규모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이 적은 MBS시장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공화당은 납세자의 세금은 단 한 푼도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구제금융을 막기 위한 배수진을 치고 있어 구제절차가 더뎌질 수도 있다.

아시아 증시는 이러한 불안감과 미국 당국의 긴급 대응과 연준의 긴축기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공존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0.67% 오른 2410.60에 마감했다. 중화권 증시는 홍콩의 항셍지수가 1.95%,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1.20% 각각 상승했다. 반면 일본의 닛케이는 1.11%, 호주의 ASX지수는 0.50% 각각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