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의존하면서 인건비 절감하는 돌봄서비스…국가 책임 강화해야”
by최정훈 기자
2021.07.07 14:30:00
경사노위, ‘코로나19 시대 돌봄노동의 가치와 사회적 대화’ 토론회
“민간 서비스 국가재정 의존하면서 과당경쟁으로 서비스 질 저하”
“보육·요양 등 돌봄 서비스 생애주기 제공위해 공적 인프라 확대 시급”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필수노동의 영역으로 떠오른 ‘돌봄서비스’가 국가 재정에 의존하면서 과당 경쟁을 벌여 인건비를 절감하려다 보니 서비스의 질이 계속해서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계기로 돌봄서비스에 국·공립 돌봄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지난 3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113주년 맞이 돌봄노동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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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7일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여성위원회 주최로 ‘코로나19 시대 돌봄노동의 가치와 사회적 대화’ 토론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우리사회 돌봄노동의 실태와 쟁점’에 대해 발제한 윤정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영·유아 돌봄 △초등 돌봄 △노인 돌봄 △장애인 돌봄을 관통하는 핵심 문제로 ‘국·공립 서비스 인프라 부족’”이라며 “모든 사회구성원이 보육·요양 같은 돌봄 서비스를 생애주기에 따라 적절하게 제공받으려면, 그에 적합한 공적 인프라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어 “돌봄 서비스가 필수노동의 영역으로 재조명되고 있지만, 민간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행 체계에서는 국가 재정운용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민간 서비스기관들이 국가 재정에 의존하면서도 이윤을 위해 과당경쟁을 하고 인건비를 절감하려다보니, 돌봄 서비스의 질은 점점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또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면 돌봄 서비스기관의 이용률이 저하되고, 그로 인한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증가가 우려된다”며 사회적 돌봄의 공백을 사교육 시장이 대체하게 되면서, 결국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돌봄의 격차와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사노위에 의제별 위원회 형태의 ‘사회적 돌봄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돌봄에 대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발제한 마 연구위원은 구체적 의제로 △공적 인프라 강화 △노동권과 사회권의 균형 △돌봄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제시했다. 참여 주체로는 공익·정부·노동자·사용자(공급자)·서비스 이용자(보호자)·젠더전문가 등을 제안했다.
마 연구위원은 “양적 일자리 확대 중심의 돌봄서비스 정책 경로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혁신적 돌봄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주적 토론과 협상을 통해 공공선으로써 ‘좋은 돌봄’을 위한 법·제도·정책과제를 모색하는 대화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회적 대화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관련 의제의 목표와 참여주체의 역할에 대한 분명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당위적 필요성만으로는 부족하며 논의의제와 참여주체·역할 등이 분명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며 “노사정이 수행할 수 있는 최대 목표를 제시한 뒤 그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며, 정부의 일방적인 지원을 결정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는 의제화 되기 쉽지 않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