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이라도 알면 대비하지"…파주 4번째 돼지열병 확진에 망연자실
by정재훈 기자
2019.10.02 15:33:26
2일 파평·적성면서 확진…문산서도 의심신고
최초 발생 2주 지나도 원인 못찾아 "답답"
파주시 "행정력 총동원했는데 또 뚫려 허탈"
| 2일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살처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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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파주시에서 또다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 주민들과 시가 충격에 휩싸였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파주시 파평면과 적성면의 양돈농가에서 키우던 돼지가 이날 오전 ASF 확진 판정을 받아 파주에서만 4번째 발병했다. 여기에 문산읍에서도 추가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파주는 지난달 1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다산동에서 ASF 확진 이후 24일 적성면에 이어 2일 파평면과 적성면에서 재차 발병하면서 양돈 농가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파주에서 4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적성면 양돈농가는 18마리를 키우는 소규모 무허가 농장이어서 그동안 방역 대상에서 제외돼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경기도와 파주시는 2일 새벽 확진 판정을 받은 파평면 양돈농가의 돼지 2400 마리를 포함 반경 500m 안에 3개 양돈농가의 돼지를 합쳐 총 4500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다. 파주시는 국내 최초 ASF 발병이라는 불명예 속에서도 확산 방지를 위해 온 행정력을 동원했는데도 2일 하루에만 지역 내에서 두건의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DMZ관광도 일시 중단하고 시는 물론 읍·면·동 차원에서 진행하는 크고 작은 행사도 전부 취소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는데 또다시 파주에서 확진농가가 발생해 참담하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방역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파주시는 지난달 17일 연다산동에서 처음 ASF 확진 이후 70곳의 거점소독시설 및 방역초소를 운영했고 2차 발병 이후에는 84곳으로 확대해 24시간 3교대로 근무를 했음에도 파주 지역 3, 4차 발병을 막지 못했다. 파주 법원읍에서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일주일 넘도록 파주에서 ASF확진 판정이 나지 않으면서 지역 내 방역에 성공해 외부 유입만 막으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차단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파주에서만 총 4차례에 걸쳐 ASF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방역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지자체는 물론 양돈농가에 까지도 허탙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최초 발생 이후 2주가 넘게 흐르는 동안 발병 원인 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국내 확진 지역이 접경지역에 몰린 점 등을 고려해 북한으로부터의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경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감염 과정은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