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행동 대신 경제압박 택한 美…국제유가 일단 진정
by신수정 기자
2026.08.25 11:39:56
브렌트유 92.16달러·WTI 85.02달러…전날엔 2% 넘게 하락
美, 이란 거래국에 달러 금융망 배제 경고…대상·시행시점은 안 밝혀
오만 인근 유조선 피격…이란, 호르무즈 통항 위반 유조선 45척 지목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2차 제재를 강화했지만 국제유가는 25일(현지시간) 보합권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군사행동보다 경제적 압박에 무게를 두면서 중동의 원유 공급이 직접 차질을 빚을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오만 인근에서 유조선이 피격되는 등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분(그리니치표준시·GMT)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2.1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9센트(0.1%) 내렸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센트 오른 배럴당 85.0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와 WTI는 전날 각각 2% 넘게 떨어졌다. 최근 2주간 유가가 상승한 데 따른 차익 실현이 나오면서 WTI는 한때 일주일 만의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 이란의 경제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제재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각국에 이란과의 거래 관계를 끊지 않으면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어느 나라가 제재 대상이 될지와 제재 시행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각국이 새 방침을 따를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같은 날 이란에 대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미국이 군사적 대응보다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면서 전쟁으로 중동 원유 공급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다소 줄었다고 전했다.
팀 워터러 KCM 수석 시장분석가는 “시장은 경제적 압박이 군사행동보다 실물 공급에 미칠 위험이 작은 경로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유가가 급등하기보다 처음에는 하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의 대응에 따른 공급 차질 위험은 남아 있다. 워터러는 이란이 해상 운송을 방해할 능력을 여전히 갖고 있어 유가에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5일 오만 아시시샤에서 북동쪽으로 약 9해리(16.7㎞) 떨어진 해상에서 유조선 한 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운항 불능 상태가 됐다고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가 밝혔다.
이란은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까지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했다.
이란은 24일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정을 위반했다며 유조선 45척을 지목했다. 이들 선박을 상대로 화물 압수까지 포함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각국은 상업용·전략 비축유를 소진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전략비축유(SPR)는 약 370만배럴 감소한 2억 8970만배럴로 집계됐다. 198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