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영토 전쟁에 굽네·맘스터치도 참전…“美·日 등 공략 박차”
by이후섭 기자
2024.01.10 16:07:21
새해에도 싱가포르·대만·미국 등 매장 오픈 잇따라
국내 비싼 가격에 소비자 외면…해외서는 최애 메뉴
한식·맥주 등 더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입맛 공략
굽네 ''오븐구이'', 맘스터치 ''가성비'' 내세워 승부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새해에도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Q·bhc·교촌 등 ‘빅3’ 업체들 뿐만 아니라 굽네, 맘스터치 등도 ‘K치킨’ 영토 확장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중국, 동남아를 넘어 중동, 중남미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치킨뿐만 아니라 한식, 맥주 등을 더한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입맛 공략에 나서고 있다.
| bhc가 최근 싱가포르에 문을 연 3호점 ‘테이스트 오차드점’(왼쪽)과 굽네의 텍사스 1호점 모습.(사진=각 사) |
|
10일 업계에 따르면 bhc, 교촌, 굽네 등이 새해 싱가포르, 대만, 미국 등에서 잇따라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bhc는 최근 최근 싱가포르에서 3호점을 열었고, 교촌도 대만 타이베이 중심지에 3호점을 개장했다. 굽네는 미국 LA 지역에 이어 텍사스에도 진출해 1호점을 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국내 시장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 등록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약 794여개에 달할 정도로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이다. 게다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에 주요 업체들이 치킨 가격을 올리면서 대표 메뉴가 2만원을 넘어서자 소비자단체가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1만원대 가성비 치킨이 인기를 끄는 등 소비자 외면을 받고 있는 추세다.
반면 해외에서는 ‘K푸드’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치킨은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대표 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과 한식진흥원이 해외 주요 18개 도시 현지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최근 1년간 자주 먹은 한식으로 한국식치킨(29.4%)이 꼽혔고, 가장 선호하는 한식도 한국식 치킨(16.5%)이 1위를 차지했다.
bhc는 ‘뿌링클’, ‘골드킹’ 등 대표 치킨에 김치볶음밥, 순두부찌개 등 한식을 더한 특화 메뉴를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태국에서도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지난해 문을 연 LA 파머스마켓점을 교두보로 북미지역 진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BBQ는 윤홍근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 미국 50개주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을 정도로 미국 시장 공략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동남아 시장도 본격 확대하기 앞서 필리핀 현지 관계자들을 국내 치킨대학으로 불러 사업모델 이론 및 조리 실습 등 교육을 진행하면서 역량 강화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매장 관계자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교촌도 특유의 소스 맛을 내세워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 위주로 공략에 나선다. 특히 대만에서는 현지 문화를 반영한 1인 세트 등을 선보이면서 지난해 대만 현지 빅데이터 분석기업이 실시한 ‘K푸드 인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굽네는 홍콩, 일본,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 이어 지난 2022년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현재 10개 국가에서 4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텍사스 1호점을 계기로 북미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현지 기업 드림 어소시에이츠와 올해 상반기에 휴스턴 지역에도 추가 매장을 열 계획이다.
굽네를 운영하는 지앤푸드 관계자는 “굽네만의 오븐구이 기술을 내세워 건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레스토랑 형태의 오픈형 주방을 도입하는 등 한국 음심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일본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본격 진출을 준비 중이다. 3주간 운영한 ‘맘스터치 도쿄’에 총 3만3000여 명이 방문했으며 2만 조각 이상의 치킨을 판매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 도쿄 시부야에 1호점 오픈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미 진출해 있는 태국과 몽골에서도 가맹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성비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해외진출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