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어린이집 운영재단 기부 불법의혹[2022국감]

by이종일 기자
2022.10.17 16:00:20

허영 의원, 인천공항 국감장서 의혹 제기
"기부금단체 등록되지 않은 곳에 200여억 기부"
재단에 기부하고 법인세 혜택 없어 배임 의혹
김경욱 사장 "법 저촉 상황 있으면 살펴볼 것"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공사·자회사 직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특정 재단에 매년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지급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7일 인천공항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허영 국회의원.
허 의원은 “국토위 소관 공공기관 9곳 중 재단을 설립해 기부형식으로 직장어린이집을 건설하거나 운영하는 곳은 인천공항공사를 제외하면 한 곳도 없다”며 “공사는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공항꿈나무재단에 2013년부터 올해까지 229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는 해당 재단 설립 당시 받은 법률자문에서 협력사 직원들이 보육복지를 제공받으면 공사 근로자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해 직접 어린이집 운영을 위탁하지 않고 재단을 통해 운영 위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공사가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은 사용자로서가 아니라 정부의 상생경영 방침에 따른 사회공헌 활동으로 볼 수 있다”며 재단으로의 기부금 지급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공사가 어린이집 위탁을 직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어린이집은 재단이 공사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다른 기관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허 의원은 또 “해당 재단이 기부금을 받으려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상 기부금 모집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 등록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 재단은 등록 없이 기부금을 받아 불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때문에 공사가 기부금 단체로 등록되지 않은 재단에 지급한 기부금 200여억원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배임 혐의 의혹도 제기했다.

이 외에도 해당 재단 이사장에 전 공사 부사장, 전 공사 항공보안실장이 취임한 것을 두고 낙하산 인사 문제를 제기했다. 공사가 이들에게 연간 1억3000만원의 연봉과 매달 100만원씩 조직관리비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거액 연봉에 직원이 3명밖에 없는데 100만원씩 관리비를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있으면 충분히 살펴보겠다”며 “지적한 대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