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3분기 동반부진 "연간 판매목표 달성 힘들다"
by임성영 기자
2016.10.27 13:29:27
연초 813만대 목표…9월 누적 561만8804대 판매
파업 여파로 영업이익 급감…"신차 출시로 실적 개선 할 것"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현대·기아차가의 연간 813대 판매 목표 달성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현대·기아차 창사이래 처음으로 연간 목표 판매대수를 낮춰 잡았던 터라 충격은 더 크다.
27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천수 기아차(000270)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전체 연간 판매는 당초 계획보다 일부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 현대차 역시 판매목표인 501만대 달성이 힘들다고 전했다. 두 회사 모두 앞으로 2개월이나 남아 있는 시점에서 판매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시인한 건데 그만큼 현재 경기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 초 목표했던 연간 판매량은 현대차 501만대, 기아차 312만대로 총 813만대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이 두 회사가 판매한 차량은 561만8800여대로 목표보다 251만여대가 부족하다.
현대차가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은 4분기 153만대 가량을 팔아야 하는데 2010년 기점으로 현대차의 분기 판매량이 150만대를 넘은 적은 없다. 기아차도 연간 목표치 달성을 위해 남은기간 98만대 가량을 더 판매해야 한다. 기아차는 분기 기준으로 90만대 이상을 팔아본 적이 없다. 분기 사상 최대 판매고를 올렸던 지난해 4분기 86만3400여대가 최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연간 목표 820만대에 한참 못 미치는 801만5745대에 그치며 목표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2년 연속 목표 판매량 달성 실패를 맛보는 셈이다.
특히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수 시장이 파업 여파에 쪼그라들면서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현대차(005380)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8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0%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 동기 6.4%에 비해 1.6%포인트 떨어졌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그동안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신흥시장 통화 약세와 수요 부진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공장 파업 여파로 생산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했다”면서 “고급차·SUV 비중 확대로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둔화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올해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은 14만2000여대, 매출 손실은 3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의 손실을 냈다. 기아차도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524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5% 줄었다. 현대차와 견줘 영업이익 감소폭은 적었으나 20%대 영업이익 감소폭은 지난 1분기 이후최악의 성적이다. 영업이익률은 4.1%에 그치며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4%대로 추락했다.
환율과 파업이 발목을 잡았다. 달러와 유로화 대비 원화가 강세(환율 하락)를 보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파업에 다른 생산 차질로 국내공장의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3분기 기아차의 국내공장 출고 판매는 전년대비 14.6%나 줄었다.
한천수 부사장은 “상반기말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에도 불구하고 차종에 따라 1~4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내수 판매 감소가 더 아쉽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신차 출시와 비용 절감 등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서는 그랜저를 내세워 신차 모멘텀을 해외에서는 제네시스와 SUV 판매량 확대로 4분기 위기 상황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4분기 성수기에 도래한 만큼 KX3, KX5 등 SUV 판매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인기 모델인 SUV를 공격적으로 출시해 판매량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임금협상 타결됐지만 기아차는 아직도 파업 리스크가 남아있다. 이날도 기아차 노조는 임금인상 제시안 총액을 현대차와 맞춰줄 것을 요구하며 4시간 부분파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