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에 주춤' 이통株, "실적을 보세요"

by정병묵 기자
2014.10.27 15:51:49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예상과 달리 주춤했던 이동통신주가 오랜만에 웃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패’가 공개되자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누그러진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전 거래일보다 4.15% 오른 1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LG유플러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1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는 전날보다 각각 3.02%, 1.94% 올랐다. SK텔레콤은 29일, KT는 31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4개 증권사는 3분기 SK텔레콤이 지난해보다 각각 6%, 7% 증가한 매출 4조3720억원, 영업이익 5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T는 매출 5조9293억원, 영업이익 3147억원으로 전년보다 3%,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와 제조사가 정부, 여론의 압박에 보조금을 높이고 출고가를 낮추는 작업을 단행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주 양호한 수준의 3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면서 이통주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동통신주는 단통법이 시행된 10월 전까지 이통시장 안정화 기대감에 고공행진을 그렸다가 막상 뚜껑이 열리자 반대 여론에 된서리를 맞았다. SK텔레콤의 경우 9월 말까지 30만원대에 근접하게 올랐지만 시민단체와 국회를 중심으로 법 개정 목소리가 커지면서 25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 번 꺾인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가 마케팅비의 대폭 감소에 따른 3분기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이통주에 대한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7, 8월 일평균 번호이동건수는 각각 2만1000건, 1만7000건으로 정부가 정한 시장 과열 기준(2만4000건)을 밑돌았다. 이통사의 마케팅 경쟁 완화가 실적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통신사와 제조사는 협의 하에 보조금을 올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추가적인 폰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단통법이 안착되면 제조사의 타격은 일정 부분 불가피 할 수 있겠으나 통신업체가 잃는 것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