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아우…반도체 지고, AI 소프트웨어株 랠리
by김응태 기자
2024.12.02 16:54:53
한 달간 이스트소프트 84%, 폴라리스AI 31% 급등
반도체주 주춤한 사이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
트럼프發 관세 리스크 영향 적어 대안 부상
"SW 기업 투자 재개시 신규 주도주될 것"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 상반기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했던 반도체주가 주춤하는 사이, 소프트웨어(SW) 관련주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옮겨붙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사업 위축이 우려되는 반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증권가에선 내년 AI 소프트웨어 출시가 본격화하고 투자가 재개되면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새로운 AI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다.
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이스트소프트(047560)는 2만3450원에 마감해 전월(11월1일) 1만2710원 대비 84.5% 올랐다.
폴라리스AI(039980)는 3010원을 기록해 전월(2295원)보다 31.2% 뛰었다. 같은 기간 셀바스AI(108860)도 36.0%, 마음AI(377480)는 55.2% 각각 올랐다.
코스피 시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는 이날 20만3500을 기록해 전월(16만9700원)보다 19.9% 올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16.6%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AI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운영하는 회사들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이스트소프트는 AI 휴먼을 활용한 영상 및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폴라리스AI는 오피스 프로그램에 AI 모델을 적용해 문서 작업 솔루션을 선보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검색, 쇼핑, 에이전트 등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AI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최근 들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반도체주가 주춤하는 사이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기업들은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며 투자심리가 한풀 꺾였다. 반면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들은 관세 리스크에 제한적이라는 점이 부각하며 매수세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가 대표적이다. 팔란티어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7억255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7억370만달러) 대비 3.1% 상회했다.
증권가에선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투자가 본격 확대되면서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 시장이 커지면서 AI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겠지만 이익 모멘텀 방향성 한계와 수출 규제 부담 요인이 존재한다”며 “반면 소프트웨어는 AI 기반 서비스 출시가 본격화하고, 대선 불확실성 해소 후 기업들의 투자가 재개되면서 새로운 주도주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