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포스코E&C, 해외사업 부실 눈덩이…총손실 1000억 돌파
by이건엄 기자
2024.09.04 17:16:51
글로벌 종속회사 16곳 중 12곳이 손실 상태
상반기 포괄손실 1000억원…전년比 6.3배 증가
6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연결실적에 부담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포스코E&C(포스코이앤씨) 해외 종속 기업 16곳 중 12곳이 적자 상태로 상반기에만 손실 규모가 1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다롄 IT센터 관련 사업에서 7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각화 명목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으나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본전은커녕 손실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 포스코이앤씨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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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해외 종속기업 16곳의 상반기 총포괄손실은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58억원 대비 적자 폭이 6.3배 확대됐다. 해외 종속회사 16곳 중 12곳이 적자 상태로 포스코이앤씨 연결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포스코이앤씨가 중국 다롄 IT센터 사업을 위해 세운 홍콩 특수목적법인(SPC)(HONG KONG POSCO E&C(CHINA) INVESTMENT)의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홍콩 SPC의 올해 상반기 손실 규모는 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4억원 대비 174배 급증했다. 이는 전체 해외 종속회사 손실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홍콩 투자법인 다음으로 적자폭이 큰 곳은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PEC파워콘(PEC POWERCON SDN. BHD)이다. PEC파워콘의 올해 상반기 포괄손실 규모는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밖에 손실 규모가 10억원 이상인 해외 종속회사는 △포스코E&C 인도네시아 법인(68억원) △포스코엔지니어링 태국 법인(64억원) △포스코이앤씨 브라질 법인(14억원) △중국 물류 법인(11억원) 등이다.
이처럼 적자가 이어지면서 상당수 해외 종속회사들의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회사 적자폭이 커져 납입자본금이 잠식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된 적자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접어든 것을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포스코이앤씨의 해외 종속회사는 △포스코이앤씨 베트남 법인 △포스코엔지니어링 태국 법인 △JB클락 힐스 △PEC파워콘 △포스코이앤씨 인도네시아법인 등 6곳이다.
지난해에는 5곳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포스코엔지니어링 베트남법인의 순자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6곳으로 늘었다.
해외 종속회사들의 손실 확대는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가뜩이나 본업인 건설업이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 둔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해외 종속 회사들의 손실까지 가중돼 부담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1183억원 대비 23.3% 급감했다. 이에 따른 EBITDA마진율은 2.4%에서 1.8%로 0.6%p 하락했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됐다는 분석이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조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9546억원 대비 1.7% 늘었다. 반면 판매비와 관리비는 1613억원에서 2144억원으로 32.9% 늘었다.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113억원에서 781억원으로 29.8%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2.2%에서 1.5%로 0.7%p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