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애경산업, 가습기메이트 용기에 '인체무해' 표시

by이승현 기자
2019.03.28 13:24:31

‘인체에 해가 없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문구가 표기된 가습기메이트 용기. (사진=송기호 변호사 제공)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제조하고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용기 표면에 “인체에 해가 없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문구가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측은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소송 대리인은 송기호 변호사는 28일 이 같이 밝히고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속인 증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가 공개한 가습기메이트 용기 표면 사진을 보면 “3. 영국 헌팅턴 라이프 사이언스(Huntington Life Science)에서 저독성을 인정받은 향균제를 사용하여 인체에 해가 없는 안전한 제품입니다”라고 적혀였다. 헌팅턴 라이프 사이언스는 영국의 임상시험 대행 연구기관이다. 송 변호사는 “이 제품을 산 피해자는 2010년 또는 2011년쯤 ‘인체 무해’라는 표시를 믿고 구입한 용기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가습기메이트 용기 표면의 ‘인체 무해’ 표시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이 제품의 유해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제조 및 판매했다는 정황이 될 수 있다. 검찰은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가습기메이트 원료물질인 CMIT와 MIT에 유해성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놓자 수사에 착수했다.



헌팅턴 라이프 사이언스에서 가습기메이트 원료물질의 저독성을 인정받았다는 문구도 진위파악 대상으로 지목된다.

SK케미칼이 헌팅턴 라이프 사이언스에 의뢰한 독성실험 성분운 옥시레킷벤키저 가습기살균제인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원료 물질인 PHMG였다. 그러나 가습기메이트 원료는 CMIT·MIT이다.

송 변호사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가습기살균제 제품용기에 인체에 무해한 안전한 제품이라고 표시한 사실이 처음 드러난 상황에서 두 회사의 즉각적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용찬 전 대표 등 애경산업 전직 임원 4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송 변호사는 영장심사를 앞둔 검찰에 가습기메이트 용기 표면 자료를 보강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가습기메이트 용기. (사진=송기호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