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뜨거웠던 회사채 발행, 하반기는 뚝?

by김인경 기자
2015.05.12 15:40:35

순발행, 전년比 4.43조 증가.."저금리 효과"
하반기 금리변동성 확대·투자 회피 여전
"롯데, GS, 현대重 등 순발행 가능성..규모 크지 않을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저금리 기조에 봇물같이 터져 나오던 회사채 발행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까.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하반기 발행 시장은 침체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4월 말까지 회사채 시장의 발행액은 총 18조9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9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순발행이 전년보다 4조4300억원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확대로 기준금리가 1.75%까지 내려오자 저금리 기조 하에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발행사들이 증가한 것. 금리 매력이 있는 일부 회사채의 경우, 발행사로 증액 요청이 쇄도하며 회사채 발행액은 더욱 증가한 바 있다.

회사채 발행 및 순발행 비교 (단위:조원, 출처:신한금융투자)
그러나 하반기에는 이 같은 분위기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이유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의 바로미터가 되는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며 시장은 올 9월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 전망한다. 실제로 11일(현지시간) 미국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3.03%로, 10년물 금리 역시 2.27%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리는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역시 이 같은 영향에서 벗어날 순 없다. 12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회사채(AA-, 무보증 3년) 금리 역시 11일째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발행에 나섰던 곳 중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미리 돈을 당겨놓기 위해 선발행한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기 역시 발행시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가 불투명해지며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은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굳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의 대출을 감내하며 신규 투자에 나서기보다 일단 안전하게 현재를 유지하려는 모습이 강한 셈이다.

실제로 회사채 증감률은 2012년 -6.4%에서 지난해 -53.6%로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한국은행이 조사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설비투자 실행 부문은 95로 3월(97)보다 하락했다. 기준치 100을 밑도는 만큼 아직 투자를 망설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결국 경기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행보가 하반기 회사채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칠성음료의 충주공장이나 아웃렛 등을 건설해야 하는 롯데그룹이나 계열사가 석탄화력 및 LNG 발전소를 건설 중인 GS그룹이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추가발행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기업 그룹 중심이 회사채 시장을 주도하며 하반기에 롯데와 GS, 현대중공업 그룹이 추가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대그룹 2015년 하반기 회사채 추가 발행 가능성(출처:신한금융투자, 단위: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