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도 못 갚는다…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 43.7%

by최정훈 기자
2026.09.29 10:34:26

연체 대출 10건 중 8건은 90일 이상…1년 이상 장기연체 8.3배 급증
20대 이하 연체율 50%로 최고…“대출 넘어 자립 지원 강화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불법사금융 이용을 막기 위해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의 연체율이 40%를 넘어섰다. 연체 대출 10건 중 약 8건은 3개월 이상 상환되지 않았고, 20대 이하 청년층의 연체율은 50%에 달했다.

서울 시내에 부착된 대출 관련 광고물_[연합뉴스 자료사진]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은 43.7%로 집계됐다. 상환기한이 지났지만 회수하지 못한 원금 잔액도 1203억원에 달했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긴급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이다. 기존 ‘소액생계비대출’에서 명칭이 변경됐고 최대 1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연체 규모뿐 아니라 장기연체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하루 이상 연체된 대출은 26만3155건, 연체잔액은 16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은 20만2967건으로 전체 연체 대출의 77.1%를 차지했다. 금액으로는 1208억원으로 전체 연체잔액의 73.9%에 달했다.

90일 이상 장기연체 대출의 비중은 2023년 말 25.7%에서 2024년 말 60.8%, 지난해 말 72.7%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8월 말 77.1%까지 높아졌다. 연체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7.7%에서 62.2%, 69.7%, 73.9%로 확대됐다.



특히 1년 이상 연체된 대출이 급증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1년 이상 장기연체는 13만8925건으로 2024년 말 1만6690건보다 약 8.3배 늘었다. 전체 연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3.1%에서 52.8%로 높아졌다. 연체잔액 역시 105억원에서 779억원으로 불어났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의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20대 이하 차주의 연체율은 50.0%로 전체 평균을 6.3%포인트 웃돌았다. 이어 30대 44.7%, 40대 42.6%, 50대 40.9%, 60대 이상 39.0% 순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연체율이 높은 양상을 보인 것이다.

대출을 다시 이용한 차주들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품 출시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재대출은 5만9538건, 추가대출은 14만2076건으로 집계됐다. 재대출의 31일 이상 연체율은 22.9%, 90일 이상 장기연체율은 17.2%였다. 재대출 5건 중 1건 이상이 한 달 넘게 연체된 셈이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금융 취약계층이 급전 마련을 위해 불법사금융에 의존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대출 이후에도 소득이나 상환 여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액 채무가 장기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출 공급과 함께 채무조정 및 자립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소액 대출마저 제때 갚지 못할 정도로 서민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높은 연체율과 반복 대출은 정부 금융지원 정책의 사각지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 서민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