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NF3 파는 효성화학…베트남법인·필름사업부도 매각할까
by허지은 기자
2024.07.22 19:26:00
PP 사업부 제외한 전 사업부 매각 후보
효성비나케미칼·필름·폴리케톤사업부 등
소수지분 팔아 재무 건전성 확보 총력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효성화학(298000)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부 분리 매각을 추진한다. 현재 진행 중인 특수가스(NF3) 사업부 외에도 베트남법인(Hyosung Vina Chemicals Co., Ltd.)을 비롯해 필름(TAC) 사업부 등이 잠재 매각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효성화학이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만큼 사업부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추가 사업부 매각을 위해 원매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베트남법인 △필름 △폴리케톤 사업부 등이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폴리프로필렌(PP) 사업부를 제외한 사실상 전 사업부의 분리 매각이 이뤄질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PP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64% 수준이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 11일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10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IMM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매각가는 1조 3000억원이다. 특수가스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의 7% 정도를 담당하는 작은 부서지만, NF3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특수가스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꾸준한 이익창출 기조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면서 PP 사업의 실적 부진을 일부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NF3 시장이 2027년까지 매년 10%씩 성장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 9부 능선을 넘으면서 다른 사업부의 분리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 확보가 절실한 효성화학 입장에선 사업부 매각이 가장 빠른 카드여서다. 올해 1분기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3486%, 순차입금도 2조 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21년 4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선 ‘아픈 손가락’ 베트남법인의 경우 지난달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가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효성화학은 ADNOC와 공동으로 투자해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름사업부와 폴리케톤사업부의 경우 마땅한 인수 후보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베트남법인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장 가동에 들어갔지만 영업부진으로 현재까지 흑자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효성화학의 100% 자회사로, 현재까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올해 1분기에 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소수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경우 모회사 효성화학의 재무 건전성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효성화학이 사업부를 쪼개 팔 경우 사업안정성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NF3, 필름, TPA, PP 등으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가 줄어들면서 특정 제품에 대한 손익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PP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PP 업황 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심화되는 등 사업안정성은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프로필렌 계열 제품의 수급 전망은 여전히 비우호적이다. 2024년까지는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이 수요 증가분을 상회하는 규모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업부 매각 이후 PP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수급 저하 영향으로 수익성 회복세 또한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