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美 물가 쇼크에 '울트라 스텝' 예상…환율, 이틀만에 1310원대 상승

by이윤화 기자
2022.07.14 15:56:03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9%대 41년만에 최고치
글로벌 달러인덱스 108선 상승폭 확대, 달러화 강세
CME 페드워치 7월 FOMC ''울트라 스텝'' 가능성 커져
中 부정적 성장률 전망 등에 위안화 약세 흐름 지속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5원 이상 오르면서 전날 하락분을 모두 되돌려 이틀 만에 131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6월 물가 충격이 아시아장에서 뒤늦게 반영되면서 달러인덱스가 108선에서 상승폭을 키웠고, 중국 위안화의 약세 전환 등도 원화 하락 압력을 더했다.

사진=AFP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6.90원) 대비 5.20원 오른 1312.1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 하락 예상가(-2.7원)보다 훨씬 낮은 0.4원 하락한 1306.50원에 출발 한 뒤 1원 이내의 상승, 하락을 반복하며 좁은 움직임을 보이다가 20여분 만에 상승세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에 환율이 5원 이상 하락했으나 12일(1312.10원) 수준으로 이틀만에 복귀한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7월 13일 기록한 131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달러화가 아시아 시장에서 상승폭을 키운 영향이 주효했다. 개장 전 유로화의 일시적 반등에 107선으로 내리기도 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 40분께 전일 대비 0.55포인트 오른 108.52를 나타내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더 벌어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같은 시간 미 국채 10년물은 2.937%로 2.9%대에 머물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205%로 3.2%대로 상승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며 9%대로 올라선 영향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9.1%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8%를 상회했으며 1981년 이후 41년만에 최고치다. 5월과 비교하면 1.3% 올랐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5.9% 오르며, 전월 6.0%보다는 다소 떨어졌으나 이 역시 시장예상치(5.7%)보다는 높았다.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나서는 ‘울트라 스텝’ 가능까지 거론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2.25~2.50%로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는 확률은 25.0%로, 2.50~2.75%로 1.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75.0%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도 부정적인 경제전망 등에 약세를 나타냈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간) 최근 약 50명의 경제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1.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은 장 초반 하락하던 흐름을 뒤집어 전일 대비 0.18% 오른 6.74위안대로 올라섰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위안화 약세를 의미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오전 중 위안화가 오르면서 원화도 반등했지만 오후들어서 부동산 업계 등에서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고 미국 연준의 울트라 스텝 예상도 달러를 밀어 올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국내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4000억원 순매수 했지만 기관의 매도 우위에 지수는 0.27%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이 70억원 팔았으나 개인의 매수 우위에 전일 대비 0.38% 올랐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92억51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