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내 과기계 최대 이슈는? '미세먼지'·'친환경 플라스틱'

by이연호 기자
2018.12.26 16:27:15

과총,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발표
과학기술 이슈 부문 ''미세먼지와의 전쟁'' 등 4건, 연구개발 성과 부문 ''친환경 플라스틱 기술'' 등 6건 선정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올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최대 이슈로 ‘미세먼지’가 선정됐다. 연구개발 성과 부문에서도 플라스틱 관련 기술이 가장 큰 성과로 뽑히는 등 환경 관련 문제가 올해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큰 이슈로 주목 받았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반도 대기가 정체된 가운데 스모그가 유입되면서 중부지방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 26일 오전 서울 신천동 롯데타워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이날 과총은 올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최대 이슈로 ‘미세먼지’를 선정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는 26일 과학기술인 및 일반국민 총 783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모바일 투표와 세 차례의 선정위원회 등을 거쳐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10대 과학기술 뉴스’는 한 해의 연구개발 성과를 결산하고 한 해 동안 파급효과가 컸던 과학기술 이슈를 선정·발표함으로써 과학기술혁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과총이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과학기술계 전반은 물론 일반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온라인·모바일 투표와 전문가 그룹 심의 등의 절차를 병행해 진행했다.

특히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은 내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20조 원 돌파를 앞두고 최신 연구개발 동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내년도 우리나라 연구개발 활동을 전망하기 위한 취지로 수행됐다.

2018년 10대 과학기술 뉴스는 ‘과학기술 이슈’ 부문 4건과 ‘연구개발 성과’ 부문 6건의 총 10건이 선정됐다.

먼저 ‘과학기술 이슈’ 부문 뉴스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과학기술계가 나섰다 △플라스틱의 역습 △‘누리호’ 엔진 시험 발사 성공, 대한민국 우주개발 청신호 △탈원전·신재생에너지 관련 갈등과 에너지 믹스 논란 4건이 선정됐다.

‘연구개발 성과’ 부문 뉴스는 △미생물로 플라스틱 제조, 폐플라스틱 분해 가능한 기술 개발 △차세대 프리미엄 10나노급 D램 기술 개발 △세계 최초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상용화 기술 확보 △내구성 2배 성능의 리튬금속-이온전지 개발 △한국인 표준 뇌지도를 활용한 치매 예측 기술 의료기기 허가 획득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선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 개발 등 6건이 선정됐다.

과학기술 이슈 부문 선정 결과 최대 이슈로 선정된 미세먼지의 경우 과학기술인, 일반인, 선정위원회 투표 결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가 그간 청정지역으로 분리되던 제주까지 덮치면서 전국이 미세먼지 동시 영향권에 속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미세먼지는 국민 삶의 질(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재난으로까지 간주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주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 등 배출가스에서 발생하지만 국내의 경우 중국발 유입으로 큰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과학기술계도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본격 나섰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진상 박사는 중국발 오염물질과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와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실시간 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중국과의 협력 연구와 정책수립과정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한국기계연구원 송영훈 박사는 미세먼지를 태우는 ‘플라스마 버너’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온실가스자원화연구그룹 허일정 박사는 2차 미세먼지 유발 원인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 황산화물을 저감할 수 있는 촉매와 흡착제 개발 △KAIST 장홍영 교수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대기에 퍼져 있는 미세먼지를 없애는 연구 추진 등 과학기술 연구로 미세먼지의 원인을 규명하고 실질적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과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 최종 선정 결과. 표=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어 지난 4월 재활용 쓰레기 수거 논란으로 불거진 플라스틱 처리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제한 정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세 번째는 우주발사체 성공 뉴스가 장식했다. 지난달 28일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의 시험발사체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청신호가 켜진 것이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국내 독자기술에 의한 75톤급 엔진 개발과 발사 성공을 국내 우주개발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체용 독자 엔진을 보유한 국가로 올라섰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인 ‘에너지 전환 정책’이 올해 네 번째 과학기술 이슈로 선정됐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선언 이후 원전 정책, 신재생 에너지 등에 대한 찬반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의 부작용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이 전문가 그룹 등에서 불거졌다. 이어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에너지원을 적정 수준으로 융합한 ‘에너지 믹스’의 합리적 설계에 관한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

연구개발(R&D) 성과 부문에서는 친환경 플라스틱 기술인 ‘미생물로 플라스틱 제조, 폐플라스틱 분해 가능한 기술 개발’이 올해 최고 뉴스로 꼽혔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최근 친환경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연구팀은 대장균을 활용해 포도당 등 바이오매스에서 플라스틱의 종류 중 하나인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만드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기존보다 뛰어난 PET 분해 능력을 갖춘 효소도 개발했다. 이들 친환경 기술은 미생물발효를 통해 방향족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더 나아가 기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2세대 10나노급 공정 적용한 최첨단 모바일 D램 기술 개발에 성공한 뉴스가 올해 두 번째 R&D 성과로 꼽혔다. 이 밖에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상용화 기술 구현, 고효율·고성능 리튬금속-이온전지 개발, 한국인 표준 뇌지도를 활용한 치매 예측 기술, 고성능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 개발이 올해 주요 R&D 성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