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명철 기자
2023.08.28 17:23:56
인지세 50% 인하에 주요 지수 연중 최저치서 반등
중국 정부, IPO 속도조절·증거금 인하 등 대책 발표
“경제 위기 우려 여전, 상승폭 크지 않을 것” 우려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중국 증시가 모처럼 반등했다. 중국 정부에서 인지세 50% 인하 등 다양한 주가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상승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경제 위기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증시가 전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국내서도 중국 관련 펀드 투자자가 많은 만큼 앞으로 향방에 관심이 높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13% 오른 3098.64에 마감하며 3100선에 다시 근접했다. 심천종합지수도 같은기간 0.95% 오른 1900.50을 기록했다.
홍콩에서는 항셍종합지수(HSCI)가 1만8179.01, 홍콩H지수 6263.63으로 전거래일보다 각각 1.24%, 1.43% 상승했다.
그동안 중국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의 대표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은 이달 25일 3709.15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상하이종합지수, 항셍종합지수 등도 비슷한 시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가 부진했던 이유는 최근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해 수출입, 소비자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침체가 심화하면서 대형 개발업체는 물론 자산운용사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대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13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110억달러(약 14조6000억원) 규모를 팔아치운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거래수수료 인하, 기업의 자사주 매입 비용 등의 내용이 담긴 증시 지원책을 발표했다.
지원책의 후속조치로 이날부터 인지세 인하가 먼저 적용됐다. 인지세는 주식을 거래할 때 내야 하는 0.1%의 수수료 성격의 세금이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S)는 이날부터 인지세율을 0.05%로 50% 인하했다.
인지세가 내려가면 주식 거래 규모가 크고 거래 빈도가 잦은 투자자들은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블룸버그는 인지세 인하를 통해 중국 주식시장에 9조6000억달러(약 1경2700조원) 규모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CSRS는 인지세 인하와 함께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과 증거금 인하, 대주주 지분 축소 추가 규제 등의 방침을 내놨다. 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이 너무 많아지면 증시의 자금이 쏠려 기존 주식들의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IPO 절차를 강화함으로써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장사가 부도 또는 순부도 상태거나 지난 3년간 현금배당을 하지 않은 경우, 누적 현금배당액이 과거 연평균 순이익 30% 미만인 경우 IPO를 사실상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