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2번 소환한다…"대장동 조사할 내용 상당해"
by이배운 기자
2023.01.19 16:50:19
檢 "충분한 증거 확보…사실관계 확인 필요해"
"이렇게 일정 조율 안해"…李 일방통보에 불쾌감
희망하면 비공개 출석 가능…李 포토라인 설까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설 연휴 직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과 관련해 양측이 조사 일정 등을 놓고 날 선 신경전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아무 잘못도 없는 저에게 또 오라고 한다”며 검찰 수사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고, 검찰 측은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 이들 증거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소환장을 보냈다”며 혐의 입증에 은근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을 만난 뒤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 대표 측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설 연휴 이후 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위례 신도시 및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도록 하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당초 이 대표 측 변호인에게 오는 27일 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근 민생 현장 방문 일정 중에 취재진을 만나 “수없이 많은 현안이 있는 이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 하니 27일 아닌 28일(토)에 출석하겠다”고 출석 일정을 못박았다.
이 발언을 근거로 조사 일정이 28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잇따르자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일 뿐, 수사팀과 협의된 바 없다”며 “현재 이 대표 측 변호사와 조사 일정을 계속 협의하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이런 방식으로는 조율되지 않는다”며 이 대표의 조사일정 ‘일방통보’에 은근히 불쾌감을 표출했다.
특히 검찰은 이 대표 소환조사가 2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조사할 범위와 내용이 상당하고 피조사자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2회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은 10년가량 이어졌고, 관련해 이 대표의 공개 발언도 많았던 만큼 조사량이 방대할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또한 이 대표 측은 출석 시간으로 오전 10시30분을 제시했지만, 검찰은 통상의 경우처럼 오전 9시30분에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환조사 당일 이 대표가 포토라인에 설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2019년 마련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피의자가 희망할 경우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방식으로 검찰에 출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지난해 검찰 수사팀과 협의하고 지하 통로를 이용해 비공개로 출석한 적 있다. 이 대표의 비공개 출석 가능 여부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종합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희망하면 비공개 출석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