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학생" VS "괴롭힘 당한 외톨이"…트럼프 총격범 엇갈린 평가

by조윤정 기자
2024.07.15 16:29:53

요양원 직장 동료 "가장 친절한 사람" 평가
17세 민주당 기부…18세 공화당원 등록

[이데일리 조윤정 인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유세장 암살 시도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총격범이 토마스 매슈 크룩스(20)로 밝혀지면서 그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전해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총격 후 사살된 토마스 매슈 크룩스의 졸업 사진이다. (사진=로이터)


크룩스는 2022년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베델파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지역은 주로 백인들이 거주하는 블루칼라 직종 중심의 부유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룩스는 학교에서 꽤 모범적인 학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룩스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2022년에 학교 상담사로 은퇴한 짐 냅은 크룩스가 항상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었으며 주로 혼자 시간을 보냈지만 몇몇 친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크룩스가 정치적인 견해가 강하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학교에서 징계받은 적도 없다고 기억했다.

크룩스의 학교생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창생은 “그는 컴퓨터를 조립하고 게임을 하는 데 관심이 있었고, 매우 똑똑했으며 문제가 있는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2022년 크룩스의 모교 페이스북에 게시된 짧은 영상에는 그가 컴퓨터 코딩 과정에 참여하며 동료 학생에게 코딩 개념을 설명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른 급우 역시 그가 뛰어난 성적으로 우등 수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던 제이슨 콜러(21)는 CNN에 크룩스가 다른 학생들에게 많은 괴롭힘을 당했으며 외톨이처럼 생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크룩스가 학교 복도를 걸을 때 “표정이 없었다”며 “무리와 어울려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괴롭힘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크룩스는) 규칙적으로 사냥복을 입었고 옷차림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크룩스는 베델파크 요양 및 재활 센터에서 영양 보조원으로 일했다. 크룩스와 함께 요양원에서 일했던 동료는 그를 “가장 친절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크록스는 요양원 환자들이 랜치 드레싱이 들어 있는 포장지를 여는데 어려움을 겪자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애썼다. 그는 “크룩스가 얼마나 배려심이 많은지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또 요양원 동료는 그가 직장에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한 적이 없고 급진주의자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룩스가 정말 좋은 사람이었지만 총격이라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관련 뉴스를 보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마시 그림 베델파크 요양 및 재활 센터장은 성명을 통해 “그가 아무런 문제 없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했고 배경 조사가 깨끗했기 때문에 그의 (총격사건) 연루 사실을 알게 돼 매우 충격을 받고 슬펐다”고 입장을 밝혔다.

크룩스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학교 및 직장 동료의 증언과 달리 그는 17세부터 정치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선거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크룩스와 같은 거주지와 이름으로 등록된 기부자가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당일에 민주당 소속 정치 위원회인 ‘진보적 투표 프로젝트’에 15달러를 기부했다. 당시 크룩스는 17세였다.

그는 투표할 수 있는 18세가 된 지 일주일 만에 공화당원으로 투표를 등록했다. 크룩스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단 한 번만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11월 대선이 그의 첫 번째 대통령 선거였다. 반면 유권자 기록에 그의 아버지는 공화당으로 등록돼 있으며 그의 어머니는 민주당으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SNS)에 유포된 총격 현장 사진에는 크룩스가 총기 콘텐츠를 올리는 인기 유튜브 채널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어 범행 동기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FBI는 14일 크룩스의 SNS에서 어떤 위협적인 말이나 정신 건강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BI는 단독범행이며, 범행 동기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FBI는 크룩스의 가족이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13일 유세 현장에서 방아쇠를 당긴 부친의 소총을 어떻게 가져갔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