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SK브로드밴드 "인수합병 유동적..AI로 미디어 키운다"
by김현아 기자
2017.03.07 13:08:27
40% 늘려 매해 1조 투자
옥수수, 글로벌 한류 플랫폼으로
셋톱을 홈IoT 허브로
유선 커버리지 확대.. 공정경쟁 언급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7일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개방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판을 만들어 오는 2021년 ‘No.1 유무선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
|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성장 방식을 바꿔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해 케이블 1위 CJ헬로비전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합병(M&A)하려 했지만 좌절된 바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M&A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다른 방식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M&A는 규제와 상대방이 있는 문제여서 당장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정확히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또 “옥수수를 글로벌 한류 플랫폼으로 키우는 등 미디어와 홈 비즈니스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면서, “SK텔레콤과 시너지를 통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홈&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기술 기반 인프라 고도화와 콘텐츠 차별화에 연평균 1조원 씩 향후 5년간 5조 원을 투자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2021년 유무선 미디어 가입자 2700만 확보, 매출도 매년 10%씩 성장해 4.5조원을 달성하는게 목표”라고 했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매년 1조 투자의 의미는
▲2014년부터 3개년 동안 약 매해 6천억원(작년은 7천억원) 투자했다. 매출에 비해선 적지 않았지만 빠른 서비스나 커버리지 등 필요한 투자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올해는 일단 8500억 정도 투자하고 내년부터는 1조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전년대비 22%정도 늘었고, 과거에 비해선 40% 정도 신장되는 것이다.
-1조에서 콘텐츠 투자 비중은 얼마나 되나
▲콘텐츠 분야는 숫자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기존에 해오던 애니메이션이나 숏 클립 투자는 강화할 것이다. 넷플릭스처럼 수천 억 투자는 쉽지 않다.
-그간 투자한 부분의 질이 안타깝다고 하셨는데 어떤 면인가
▲가장 시급한 게 커버리지 투자다. 충분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다. 2008년 (하나로텔레콤을) SK그룹이 인수했는데 책임도 있다. 과거보다 늘어날 것이다.
또 하나는 데이터 사이언스다. TV플랫폼에 뭔가 서비스를 런칭하려 해도 3,4개월이 걸린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좀 더 선진화시키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작년에 OTT서비스인 ‘옥수수’ 웹드라마 2개 정도 투자했는데 올해는 드라마 6개 정도를 계획한다. 한 40~50억 정도다. 넷플릭스나 CJ, 지상파 등과 콘텐츠 경쟁에 대한 비교는 어렵다. 작년 헬로비전 합병때 약속했던 콘텐츠 투자 펀드를 다시 이야기 하려는 계획은 없다.(윤석암 미디어부문장)
-넷플릭스처럼 완전 회원제를 ‘옥수수’에 도입할 생각은
▲그럴 계획은 없다. 여러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본다. 파이 자체를 키우는 게 우선이다. 물론 매출 향상도 고민해야 하지만 전면 효율화보다는 좀 더 빠른 확산이 중요한 것 아닌가.
-‘옥수수’를 한류 플랫폼으로 키운다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2021년 옥수수 가입자 2050만에 해외 가입자도 들어가나
▲2050만은 국내 가입자 목표만이다. 해외는 숫자를 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에서 한류 동영상 OTT 가입자가 1천만 이상이라는데 상징적 의미에서 이런 규모 정도 숫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50만, 100만은 의미 없다.
옥수수 부분은 사실 조금 조심스럽다. (진출 국가나 제휴 사업자와 관련) 한, 두 군데와는 이야기를 진행 중이나 많이 부족하다. 아마 국내에 OTT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아 다 체력이 소진됐다는 점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지상파든, 종편이든 함께 세계 시장으로 가는 문제에 있어 자금과 기술, 콘텐츠를 연합해서 가자는 데 원론적으로 동의하는 사업자들도 있다. 이런 단계다.
-현재 기가인터넷 가입자와 옥수수 가입자는, 목표는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작년 말 75만 정도, 올해 100만 순증이 목표다.
Btv가입자는 올해 초 400만 돌파했고, 옥수수 가입자는 유료가 650만 정도다. 무료를 포함하면 1100만 조금 넘는 숫자다.
원스토어에서 옥수수를 눌러 보면 다운 횟수가 나온다. 비디오포털이나 올레tv모바일 그걸 보면 된다. 그것 말고 플레이스토어도 합산해야 하지만(웃음), 어느 정도 객관적 숫자가 나올 것이다.
|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왼쪽), 유지창 인프라부문장, 윤석암 미디어 부문장이다. |
|
-가입자 기반을 늘리는 M&A 는 안 한다는 의미인가
▲IPTV 순증이 감소 추세다. 또 가입자당매출(ARPU)도 낮다. 굉장히 힘든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서비스가 조금 더 진화될 수 있다면 똑같은 가입자라도 좀 더 편하게 뭔가를 기꺼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른 기업)M&A는 결정된 바 없고, 당분간 많이 기다려 봐야 할 것이다. M&A가 되려면 상대방과 마음이 맞아야 하고 규제환경적인 측면도 뭔가 돼야 한다. 현 상황에서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 유동적이라는 게 맞다. 사실은 해 봤더니 쉬운 문제가 아니더라고 느꼈다는 의미다. 가입자 기반 확대 자체가 목표였는가, 그 이후 다음이 목표였는가 하면 후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저희는 가입자 기반 확대가 아니라 공유를 추구한다. 다른 회사인 케이블VOD가입자와도 광고인벤토리를 함께 쓰는 등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걸 찾아보자는 의미다.
▲지금까지 IPTV는 단조로왔다. 채널 중심이었다. 올해부터는 기존 채널 중심 서비스에서 채널과 VOD를 결합한 데 집중한다. (윤석암 부문장)
-T커머스는 어찌하나
▲조만간 분사할 예정이다.
-CEO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AI, 빅데이터,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광고, 커머스, 네트워크 커버리지 극복이다. 회사 안에서도 많이 쓰는 말이다. 수첩에 보면 이에 대한 파생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게 완성될 때 질적 성장이 많이 일어날 것이다.
-홈IoT 아직 돈이 안 되는데. 텔레콤과의 협업은
▲IoT 아직은 실질적으로 돈이 안 된다. 매출보다 비용이 훨씬 크다. 앞으로 당분간 계속 그럴 것이다.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은 올해부터 홈에서 일어나는 IoT와 관련해 SK텔레콤과의 역할 분담이다. 건축회사 등과 제휴해서 가는 비포어 마켓은 텔레콤에서, 현재 기존 주택에서 하는 홈IoT는 저희가 좀 더 편하게 도와드려야 하는 것이다. 저희는 홈닥터라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브로드밴드가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집 안의 셋톱이 홈 IoT 컨트롤 역할을 하고 뭔가를 통제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 홈 IoT는 브로드밴드가 조금 더 중심축을 가져도 되겠다는 의미다.
-테크기반 인프라 고도화의 의미는
▲우리에게 빠른 속도로 질 좋은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은 중요하다. 5G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애로사항은 5G는 유선 기반 무선이 뜨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왜냐면 현재의 4G에선 500미터에 한 개 씩 전용회선이 들어가는 대동맥인데, 5G가 오면 모세혈관이 필요하다. 5G기지국 안에 유선이 붙어야 한다. 그래야 기지국에 생명이 생긴다. 5G에도 유선을 연결시키려면 SK그룹은 5G 시대에 유선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 실제로는 애로 사항이 있는데 도로 굴착 공사를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 정부에서도 같이 고민해 주시길 바란다.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기가인터넷 속도 조사에서 KT를 제치고 1위였는데
▲브로드밴드가 커버리지는 적다. 상대적으로. 그 속에서 저희들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커버리지 안에서는 최고의 속도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커버리지가 안 되는 곳은 측정 대상이 아니니까.
▲해당 사이트는 매월 20만 이상이 참여하는 등 신뢰성이 있다. 경쟁사(KT) 관련 이런 저런 이야기는 적절치 않지만, 대부분 500Mbps급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도 300Mbps 속도는 낮은 수치가 아닌가.어쨌든 저희가 평소 고객중심의 품질관리를 열심히 한 결과로 본다.(유지창 인프라 본부장)
-전력선 통신의 전망은
▲통상적으로 텔레콤은 이동전화를 리딩하나 브로드밴드는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1999년 국내 최초로 ADSL 초고속인터넷을 했고, 2006년 하나TV로 IPTV를 최초로 상용화했다. 그런 기술 리더십이 있다.
최근 기가서비스 관련해서는 아파트 집까지 광이 들어간 광가입자망(FTTH)는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는 구리선 파트가 있는데 이를 이용해서 기가 서비스를 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인프라의 효율적 확정과 관련해선 전력선 통신(PLC)가 있다. 기술은 20년 전 개발됐지만 우리가 국내 최초로 시범서비스한다. 옛날에는 안전상 어려웠다. 청소기를 쓰면 안 되고 그랬다.(유지창 본부장)
▲PLC만으로 유선 커버리지를 메울 순 없다. PLC의 특징은 변압기를 지나면 데이터가 깨진다. 또 집안에 초고속회선이 들어가야 한다. PLC는 거실에만 있는데 작은 방에도 초고속이 필요하다. 세컨 TV가 필요하다 이럴 때 하는 것이다.
-유선 커버리지 확대, 공정경쟁을 위해 어떤 일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유선 커버리지와 관련해선 필수설비 임대 제도가 있다. 다 아실텐데 실제로 물리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많고, 또 되지만 대가가 약 매출의 25%로 비싸서 쓰기 어려운 점이 있다.
제가 브로드밴드 대표이사가 되니 친구 20명이 축하한다며 Btv에 가입하겠다고 했는데 이중 4명은 여러 외부 요인으로 가입이 안 되더라.
또 프렌차이즈를 크게 하는 친구가 점주들과 상의해서 개별 구매 대신 공동 구매로 Btv와 인터넷을 좀 싸게 넣어달라고 했는 게 상가건물이어서 들어가기 어려웠다. 물어보니 우리가 상가 지역은 30%도 커버리지가 안 됐다. 1,2,3,4층 짜리 건물이 있는 상가는 땅파기도 어렵고 망 사용 대가를 내면 손익이 어렵고. 친구 이야기는 그쪽 지역에선 KT만 서비스가 가능해 다른 곳보다 가격이 20% 정도 비싸다고 한다.
상가는 피자집, 미장원, 중소상공인일 텐데 이들 중 80% 정도는 경쟁의 혜택을 못 보고 있었다. 우리가 어떤 형태든 뭔가를 해야 하는 부분이구나 생각했다. 안 하면 저희 회사도 성장에 문제가 되고, 존재감 자체도 그렇다.
우리가 조금 더 무리해서라도 투자부터 해 나가고 그 부분은 정부에서도 그 회선 임대하는 가격이 과연 적정한지 다시 봐 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좀 더 논의를 통해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