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한진해운, 자금 지원 없다..1조원 부족자금 마련해야"
by최정희 기자
2016.06.23 16:25:12
이동걸 산은 회장 기자간담회
대우조선, 하반기 상황 나빠지면 건전성 하향 분류할 수도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출처: 산업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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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에 대해 “자구노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부족자금에 대해선) 지원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이 고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몇 개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데 이 원칙이 무너지면 너도나도 지원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국민 혈세 유출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진해운은 1조원 정도 부족자금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고, 이중 4000억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실사 결과 용선료를 30% 인하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1조원 정도의 자금이 부족해 한진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돼왔었다.
그는 현대상선에 대해선 “지난 넉달간 굉장히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98%쯤 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현대상선은 기존 디얼라이언스 외에 시장점유율 28%로 1위인 2M이란 해운동맹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2M은 세계 1위 해운업체인 머스크가 포함돼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날 한진해운이 속해 있는 디얼라이언스 외에 2M과도 해운동맹 가입을 추진하고 있단 소식을 발표했다.
대우조선에 대해선 “작년에 4조2000억원 자금 지원키로 한 부분 중 아직 1조원이 남아 있다”며 “당분간 추가 지원 문제가 언급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은 세 가지 정상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첫 번째는 모든 것들이 계획대로 될 경우, 두 번째는 7월에 기일이 돼 돌아오는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늦어졌을 경우, 세 번째 드릴십 인수 지연과 함께 해양 플랜트가 제때 인도되지 못했을 경우 등을 전제로 3조7000억원, 5조3000억원 등의 자구안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차이”라며 “국책은행은 국가적 환경,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조정 이행을 통해 금융기관 차입금이 연체없이 제대로 상환되고 있고, 현 시점에서 건전성 하향 조정할 사항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들어가서 여러가지 부딪히는 상황을 판단해 건전성 하향 조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 한계에 대해선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합한 제3의 제도를 구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용석 구조조정 부문 부행장은 “기업 정상화 수단은 채권단 중심 자율협약,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두 가지가 있는데 양쪽에 장단점이 있다”며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장점을 합한 제3의 제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조정은) 시중은행들의 상업적 견지에서의 유불리만 갖고 판단할 수 없다”며 “사회적 비용의 손실 파급효과까지 감안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비용을 투입하게 되는데 이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산은을 대체할 시장 플레이어가 없다는 게 한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