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10일연속 내리막 나이키…무슨일이 (영상)

by유재희 기자
2023.08.24 15:53:09

[美특징주]엔비디아, 2분기 실적에 놀라고 3분기 전망에 까무러치고
펠로튼, 리콜 여파 컸다...구독자 ↓
풋락커, 실망스런 실적에 배당 중단까지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특히 S&P500과 나스닥지수는 1%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었던 만큼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기술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또 10년물 국채금리가 4.2% 밑으로 떨어지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반도체칩(GPU) 설계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정규 거래에서 3% 오른데 이어 장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6.6%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장마감 후 2024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01% 급증한 135억10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예상치 112억2000만달러를 20%가량 상회했다. AI 반도체칩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171% 급증한 103억2000만달러를 기록,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그동안 부진했던 게이밍 부문 매출 역시 22% 성장세를 기록하며 바닥 기대감을 높였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대비 무려 429% 폭증한 2.7달러를 기록, 예상치 2.09달러를 30%가량 웃돌았다. 엄청난 ‘서프라이즈’였던 셈이다.

시장에서 더욱 환호한 것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다. 엔비디아는 매출액 전망치를 약 160억달러(156억8000만~163억2000만달러)로 제시했는데 실제 매출로 이어질 경우 전년대비 170% 증가하는 수준이며 예상치 126달러를 대폭 웃도는 규모다.

최고 경영자(CEO) 젠슨 황은 “새로운 컴퓨팅 시대가 개막했다”며 “전 세계 기업들이 가속 컴퓨팅과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자신감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최신 AI 칩 ‘H100’의 생산 목표치를 올해 50만개, 내년 150만~200만개로 제시했다.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2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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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자전거 등 피트니스 기구와 관련 콘텐츠 제공 기업 펠로튼 주가가 23% 가까이 폭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펠로튼은 이날 2023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5.4% 감소한 6억4200만달러로 예상치 6억4100만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EPS는 -0.68달러로 전년도(-3.72달러) 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다만 시장 예상치 -0.40달러를 크게 밑돌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여기에 유료 가입자가 전분기대비 2만9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컸다. 지난 5월 시트 결함(시트 고정 불량)으로 200만대에 대한 리콜이 진행되면서 구독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가입자 이탈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펠로튼은 이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1분기 매출 및 유료 가입자수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스포츠용품(의류 및 신발) 소매점 풋락커 주가가 28% 넘게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실망스런 실적을 공개한데다 배당 중단 소식을 밝힌 여파다.

이날 풋락커가 공개한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9.9% 감소한 18억6000달러로 예상치 18억8000만달러에 조금 부족했다. 조정 EPS는 전년대비 96% 급감한 0.04달러에 그쳤다. 다만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여기에 연간 매출성장률 가이던스를 종전 -6.5~-8%에서 -8~-9%로, 조정 EPS 가이던스를 2~2.25달러에서 1.3~1.5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회사 측은 “개학시즌 효과가 기대 이하였고 재고 관리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며 “현금 흐름 관리를 위해 분기 배당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풋락커는 2분기에 재고가 오히려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용품을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다국적 기업 나이키 주가가 2.7% 하락, 10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나이키가 지난 1980년 상장(IPO)한 이후 역대 최장기 하락세다.

월가에서는 나이키의 주가 부진 배경으로 크게 4가지를 꼽고 있다. 나이키의 2대 매출지역인 중국의 경기 침체(소비 둔화) 우려, 주요 도매 파트너사인 풋락커와 딕스 스포츠의 실적 부진,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 코로나 엔데믹 후 제품에서 서비스로의 소비 중심 이동 등이다.

하지만 제프리스는 나이키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나이키는 동급 최고의 기업으로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