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국민의힘 복당 '불허'…'원칙 vs 흥행' 시각차

by이지은 기자
2022.04.07 16:24:54

최고위, 7일 무기명 투표 결과 부결…2번째 복당 불발
당내 주류 '반대'…하태경 "당의 윤리성·책임성 추락"
일각 '흥행요소' 주장도…"좋든 싫든 경기도 승리카드"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소장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제10전투비행단 앞에서 열린 경기도지사 출마 공식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이지은 김보겸 기자] 국민의힘은 7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운영진인 강용석 변호사의 복당을 최종 불허했다. 강 변호사는 즉각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반발했다. 결과에 대한 일부 이견도 있어 여진은 지속될 예정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의 의사를 묻기 위해 투표했고 부결로 불허됐다”면서 “이 사안에 대해선 이미 최고위들이 각자 입장 갖고 계실 거라 생각해 상호토론은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강 변호사는 6·1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출마를 선언하고 지난 4일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제명 5년이 지난 만큼 결격 사유가 없다는 판단 아래 강 변호사의 입당 신청서를 받은 지 하루 만에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그러나 이제 강 변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은 사라졌다.

애초 강 변호사 복당에 관한 당내 주류 의견은 반대로 기울었다. 이미 지난 2016년 강 변호사의 첫 번째 복당을 막은 근거 당규가 현존하고 있어 원칙에 어긋나는 데다가, 제명 이유였던 아나운서 비하 발언이 ‘젠더 갈라치기’와 연결될 경우 수도권 표심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그런 판단을 했다는 게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 우리 당의 윤리성과 책임성까지 밑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서울시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준석 대표와의 악연도 넘기 어려운 장벽이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이 대표가 과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거 흥행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선 경선 주요 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활약한 김은헤 의원으로 경기지사 선거판에서 주도권을 쥔 만큼, 경선 과정에서 강 변호사를 노이즈 마케팅 요소로 활용한다면 민주당으로 향하는 관심까지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민주당 후보인)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표는 좋은 사람인데 너무 재미가 없다”면서 “좋은 싫든 강 변호사 복당은 경기도 선거의 승리 카드”라고 바라봤다.

강 변호사는 최고위 절차의 정당성을 지적하며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는 이 대표가 주재했고, 투표 결과 복당 반대 인원이 다수라고 알려졌으나 정확한 집계 수치가 공개되진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