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자율협약 확정...“박삼구 재인수 불가능할 것”(종합)

by노희준 기자
2017.09.29 16:15:08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호타이어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가 확정됐다. 산업은행은 이달말 1조3000억원의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를 연장하면 연말까지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 당장 신규자금 지원은 필요치 않다는 얘기다. 일단 채무재조정 방안으로 출자전환(부채의 주식전환)이나 감자(자본금 삭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니그룹 회장의 향후 재입찰 가능성은 여건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걸(사진) 산업은행 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두번째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 기업인 금호타이어의 향후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밝혔다. 이 회장은 “채권단 전원의 동의로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이 의결됐다”고 말했다. 자율협약은 워크아웃보다 한단계 느슨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채권단 100%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2014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는 3년 만에 또 다시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됐다.

이 회장은 일단 실사를 거쳐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그는 “이제부터 한두달 정도의 정밀실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9월30일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을 연말까지 연장하면 연말까지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의 총 채권은 2조7000억원 규모다. 이 중 채권단 보유 채권이 1조9000억원이며 중국 금융기관 채권이 3600억원 가량이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중국 채권 만기와 관련, “(중국보유 채권 중) 1000억원 정도의 만기가 올해 말로 돌아온다“며 ”2010년 과거 워크아웃 때도 중국 금융기관이 협조를 해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등 금호타이어의 비협약채권은 1200억원으로 최초 만기는 2018년 4월부터 도래하고 이후 만기는 11월, 12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정 부행장은 “규모가 작고 세 차례 걸쳐 만기가 돌아와 유동성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추가 신규자금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면서 “필요하다면 채권단과 협의해 공통분담으로 들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중은행도 적정 신규자금 지원에 대해서 협의하면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강력히 기대하고 그렇게 설득하겠다”고 부연했다.

채무재조정 방안으로는 일단 만기 연장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출자전환이나 감자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중국 법인 문제는 기업을 정상화 시킨다는 큰 틀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에 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최대한 일자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노조, 지역사회, 채권단이 고통을 분담하면 일자리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비용측면의 구조조정이 많이 될수록 인력 구조조정은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호타이어를 새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처리하지만 현 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은 유지할 가치가 있는 일자리를 지킨다는 것이지 일자리만 지키고 돈만 넣으라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호타이어의 새 수장 선임에 대해서는 “앞으로 전문성과 기업 및 기업에 대한 이해, 리더십과 인품을 겸비한 분을 찾아 채권단과 협의해서 빠른 시일내로 선임할 계획”이라며 “인품까지 본다는 얘기는 특정인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역설했다.

매각의 발목을 잡아온 ‘금호’상표권과 관련해서는 “상표권은 박탈할 수가 없어 박 회장에게 포기를 부탁드렸다”며 “포기 약속 당시 배석자도 있어 박 회장의 인격을 일단 믿지만 법률적으로 (확실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선매수권 포기와 관련해서도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영원히 포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향후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재인수 도전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박 회장은 만남에서 재입찰에 대한 일절 언급이 없었고 금호산업 (현) 형편을 봐서 재인수는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출자전환 주식 처분에 관한 (채권단) 규칙에 따라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행장은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 주식매각 준칙에 따르면 과거 당해 기업의 부실을 일으킨 경영진에 대해서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법률상 박 회장은 재입찰 자체를 일방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지만 우선협상대상자 등으로는 선정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 회장 역시 “금호타이어가 정상화 돼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면 돈 한푼 더 준다고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