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수영 기자
2014.04.29 18:48:41
[이데일리 정수영 박종오 기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0.4% 올라 지난해 4.1% 하락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0.7% 떨어져 ‘시장 회복이 더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나마 지난해 수도권 집값 하락세가 진정되고 거래량이 다소 늘면서 하락 폭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서울·수도권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6.3% 내렸다. 올해 개별 단독주택은 3.73% 올라 지난해(2.5%)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시·도별 변동률은 대구(10.0%)·경북(9.1%)·세종(5.9%)·충남(5.1%)·광주(4.7%) 등 10개 지역이 상승했다. 반면 서울(-0.9%)·경기(-0.6%)·부산(-0.5%)·전남(-0.4%)·전북(-0.2%) 등 7개 시·도는 하락했다.
상승률 1위인 대구는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등 잇단 개발 호재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집값도 오름세다. 특히 대구 달성구 공시가는 올해 14.7% 올라 시·군·구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대구의 경우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도 나올 때마다 높은 청약률로 마감되고 있다.
반면 서울·수도권은 약세를 나타냈다. 서울(-0.9%)·경기(-0.6%)·인천(-0.2%)이 공시가 변동률 하위 1위, 2위, 7위를 각각 기록한 것이다. 공시 대상 공동주택의 53%가 밀집한 서울·수도권은 공시가격 총액의 67%에 달한다. 결국 서울·수도권 공시가 하락은 전체 평균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용산역세권 개발 무산 등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이 부진한 게 서울 집값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의 경우 신도시 지역인 화성 동탄·파주 운정·인천 송도 등지에서 주택 공급이 급증하면서 기존 주택 가격을 끌어내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몇년간 지속되고 있는 고가·중대형 주택의 하락세가 올해도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대형 고가 주택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시장에 투자 수요가 줄고 실수요자가 거래를 주도하자 세금과 관리비 등 유지비가 비싼 대형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다. 반면 소형주택은 처분이 상대적으로 쉽고 관리비 등이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도 5000만원 이하 주택은 공시가격이 2.8% 올랐지만 6억원이 넘는 주택은 0.8% 떨어졌다. 주택 면적별로도 전용 50㎡ 이하는 1.5% 상승한 반면 135㎡ 초과하는 주택은 2.5% 하락했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 273.6㎡(이하 전용면적)형이다. 2006년 첫 가격 공시 이후 9년째 부동의 1위다. 올해 공시가격은 57억68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억2800만원 올랐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방배역 사이 서리풀공원과 마주한 트라움하우스5차는 4층짜리 3개동으로 구성된 고급 연립주택이다. 226~273㎡ 18가구로 이뤄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보유하고 있다는 이 주택은 대부분 복층 구조로 설계돼 있다. 출입문 무게가 350㎏에 달하고, 리히터 규모 7.0 이상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지하벙커를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단지 안에는 전쟁에 대비한 방공호까지 구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2위는 서초동에 위치한 트라움하우스3차 273.8㎡형(42억 8000만원)가 차지했다. 공시가격이 1년 새 2억원 오르면서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 2·3위를 차지했던 서울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265.5㎡형(42억72000만원)과 부산 우동 해운대 아이파크 285.9㎡형(41억4400만원)은 각각 한 계단씩 내려 3·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진입했던 서울 한남동 라테라스 한남 244.3㎡형(40억1600만원)은 1억9200만원 올라 지난해 9위에서 올해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국내 대표 주상복합단지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올해도 순위 안에 진입하지 못했다.
전국에서 가장 싼 주택은 부산 수영구 망미동 망미종합시장에 위치한 연립주택 2층이었다. 면적이 원룸 수준인 9.4㎡에 불과한 이 집은 공시가격이 지난해와 같은 120만원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