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전기차 수요…9월 수입 전기차 판매 '뚝'

by이다원 기자
2024.10.07 16:39:08

수입 전기차 신규등록 17.6% 감소
테슬라 제외하면 58% 뒷걸음질
''전기차 TOP'' 테슬라, -39% 기록
수입차 EV 판촉에도 하이브리드 강세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올해 9월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뒷걸음질쳤다. 지난 8월 발생한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전기차 무상 점검이 시작된 지난 8월 14일 서울의 한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한 직원이 전기차의 문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9월 국내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총 2만483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1% 늘었다. 지난 8월(2만2263대)과 비교하면 11.6%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전기차 인기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수입 전기차 신규등록의 경우 2753대로 전체 대비 점유율 11.1%를 기록했고, 직전 달과 비교해도 신규 판매량이 17.6% 감소했다. 지난 8월 수입 전기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가 1907대로 34.8% 줄어든 데 이어 하락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특히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를 제외할 경우 신규등록 대수가 1404대로, 전년 동월(3339대) 대비 58% 줄었다.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전 모델이 전기차인 테슬라가 1349대로 가장 많았으나, 전월 대비 판매량이 3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신규등록 105대로, 전월 대비 21.1% 줄었다. 지난달 전기차 판매를 늘렸던 폭스바겐도 70.7% 감소한 267대의 전기차가 신규등록됐다.



전기차 판매가 전월 대비 늘어난 브랜드도 있었지만 증가 폭이 크지는 않았다. BMW는 전월 대비 48대 많은 총 454대, 아우디는 23대 많은 348대, 볼보는 3대 많은 13대의 의 전기차 신규등록이 각각 나타났다. 포르쉐는 103대 늘어난 166대의 전기차가 신규 등록돼 가장 큰 폭의 전기차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강세가 이어졌다. 연료별 신규등록 대수를 보면 하이브리드 차가 1만5177대로 전체 수입 승용차 중 61.1%를 차지, 가장 많았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등록대수가 123.9% 늘며 인기를 이어갔다. 이어 가솔린이 5294대로 21.3%를 기록했다. 또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846대, 디젤(경유)이 769대 순이었다.

완성차 업계는 지난 8월 발생한 인천 청라지구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 이후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가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8월 초 발생한 화재 이후 전기차 수요 정체가 더욱 극심해졌고 이런 추이가 지난달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차 업계가 특히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전기차 판매에 나섰지만 정작 실구매로는 크게 이어지지 않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차의 경우 다양한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보조금 고갈 등 전기차 판매 비수기인 4분기에 접어든 만큼 향후 추이를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수입차 브랜드별 9월 판매량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약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인기에 지난달 신규등록 8382대를 기록, 지난 6월 이후 3달 만에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며 지난 전기차 화재 여파에도 인기 브랜드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