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화장실서 불법촬영…구속된 고교생들, 2심서 감형돼 석방

by이재은 기자
2024.09.13 17:28:32

1심, 장기 2년 6개월~단기 2개월 실형 선고
교실·화장실서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하기도
法 “피해자 얼굴 안 나와, 형사 공탁 등 고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고등학교 교실과 화장실에서 불법촬영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고등학생 2명이 2심에서 감형받아 석방됐다.

(사진=이데일리DB)
대전지법 형사항소5-3부(재판장 이효선)는 13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19)군과 B(19)군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A군 등은 지난해 8월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 교실에서 교사들의 신체 부위를 44차례에 걸쳐 불법촬영하고 여교사 화장실에 침입한 뒤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범행은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교사가 바닥에 떨어진 카메라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또 다른 남학생 1명이 해당 영상을 공유 받은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경찰은 공모 등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았다.



학교는 지난해 8월 두 사람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동시에 퇴학 처리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피고인들이 카메라로 교사 화장실에 침입해 신체를 촬영하고 이를 유포하는 등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A군에게 장기 2년 6개월, 단기 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B군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에 불복한 A군 등과 검찰은 지난달 항소했고 2심 재판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두 사람은 풀려나게 됐다.

2심 재판부는 “A군의 경우 1심 선고 이후 성년이 돼 형을 다시 정해야 한다”며 “장기간에 걸쳐 카메라를 설치해 범행을 저질렀지만 피해자들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고 별다른 전과가 없으며 일정 금액을 형사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B군은 카메라를 구입해 제공하고 범행 가담 정도도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이 느꼈을 정신적 충격과 수치심을 고려하면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당심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2800만원 상당을 공탁한 점을 고려하면 원심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