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곳만 돈 버네” 중국 전기차 양극화 벌어진다
by이명철 기자
2024.08.29 16:15:08
BYD, 상반기 순이익 24% 증가…실적 호조세 지속
베이징차·상하이차·지리 등은 이익률 0~1%대 그쳐
중국 내 가격 경쟁 심화, 수익성 지킬 다각화 시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실적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 업계 선두권의 경우 강력한 경쟁력과 사업 부문 다양화로 이익 측면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반면 저가 경쟁에 시달리는 신생·중소 업체들은 이익도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경영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다.
|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 BYD 전기차가 수출 대기 중이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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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 등) 기업인 BYD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3011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같은기간 24.0% 늘어난 136억3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자동차 및 자동차 제품 사업 매출이 2283억위안, 휴대폰 부품, 조립 및 기타 제품은 728억위안으로 같은 기간 각각 9.3%, 42.5% 늘었다. 총이익률은 자동차쪽이 23.9%로 1년 전보다 3.3%포인트 증가했고 휴대전화 부품 분야는 7.71%로 1.1%포인트 감소했다.
BYD 실적이 개선된 이유는 중국 내 신에너지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404만7000대로 전년동기대비 6.1% 증가했다. 이중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같은기간 32.0%나 늘어난 494만4000대다.
BYD의 올해 상반기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국내 161만3000대, 해외 20만3000대로 1년 전보다 각각 28.5%, 173.8% 늘었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위는 물론 전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업체 자리도 지켰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BYD가 제품과 기술 교체를 가속화하면서 수익성 방어에도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BYD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는 약 202억위안으로 1년 전보다 41.6% 늘었다.
R&D 성과로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최대 주행거리 2100km를 달성한 5세대 듀얼모드(DM) 기술을 꼽았다. BYD는 상반기에 5세대 DM을 적용한 신차를 선보여 인기를 끌기도 했다.
모든 전기차 업체가 BYD처럼 좋은 상황인 것은 아니다. 중국승용차협회는 최근 포춘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자동차 분야 기업의 이익을 분석했는데 중국 업체의 평균 이익률은 3%로 일본(7%), 독일(6%)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4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전기차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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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중국 기업이어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의 이익률은 11%였고 BYD도 5%로 중국 평균을 웃돈 반면 중국 국영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상하이자동차(SAIC)는 0%대에 그쳤다. 전기차 기업인 지리와 체리의 이익률은 1%였고 둥펑은 오히려 마이너스(-) 1%로 손실을 입었다.
독일, 일본 등의 자동차 기업과 달리 중국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치열한 가격 경쟁에 대한 내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판단이다.
제일재경은 “외국 자동차 회사는 제품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이 더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강력한 규모 효과와 비용 관리 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 내 시장 브랜드는 국내에서 가격를 내려 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에 따라 이익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승용차협회는 중국 내 자동차 전반 산업 이익률이 2015년 8.7%에서 지난해 5.0%까지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중국 내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터리 같은 사업에도 진출해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취동수 중국승용차협회 사무총장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의 이익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배터리 및 기타 산업의 이익은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익 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전략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