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휴대폰깡 사기범 범죄수익, 상반기만 2860억 묶었다
by손의연 기자
2024.07.25 15:24:05
상반기 범죄수익 몰수·추징 전년比 103% 증가
전세사기·보이스피싱 등 범죄 주요 대상
"수사부서 인식 높이고 역량 강화할 것"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난 2020년 5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임차인 75명으로부터 약 113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리베이트 수취 목적으로 전세사기 범죄 집단을 조직해 활동해왔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113억2180만원을 몰수했으며, 약 4900만원에 대해서도 추징했다.
인터넷 광고를 통해 소액대출 희망자를 모집, 자금 제공과 융통을 조건으로 최신 휴대전화 수천대를 할부 개통하게 한 피의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단말기는 수출하고 유심은 피싱 조직 등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같은 범죄자들의 범죄수익을 추적, 4차에 걸쳐 총 24건에 대해 21억 3559만원 상당을 몰수·추징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올해 상반기 범죄수익 몰수·추징 보전건수는 1058건으로 전년 동기(797건)보다 30% 증가했다. 금액 역시 2860억원으로 전년 동기(1411억원)보다 103% 늘었다.
죄종 별로는 도박이 366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사기 범죄(범죄단체조직사기, 유사수신투자사기, 다단계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가 2075억원으로 가장 금액이 컸다. 특정사기범죄와 횡령·배임죄 경우엔 몰수·추징 보전 후 피해자에게 금액을 돌려줄 수 있다. 피해자에게 환부 가능한 금액은 2172억원으로 전체의 76%가량이었다.
범죄수익 몰수·추징 보전은 범인의 경제적 동기를 원천 차단해 재범을 막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돕는다는 데서 중요성도 크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범죄수익추적수사계를 신설해 전담체계를 구축하고 사건 관리를 강화해왔다. 범죄수익추적수사계는 피해 회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데 대응해 전반적인 보전 건수와 금액을 늘렸다.
특히 사건 자체의 수가 증가한 데 의미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 보전건수가 많다는 것은 경찰의 업무량이 많아졌단 것이기도 하지만 최대한 많은 건수를 보전해놔야 향후 국민의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다액을 보전한 소수 사건에 의존하기보다 보전 건수 증가가 전체 보전액 향상을 견인하도록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죄종의 범죄수익 보전 활성화를 위해 시도청을 대상으로 회계법인 위탁교육 등 전문 교육을 실시한다. 전국 경찰서를 대상으로 권역별 순회교육을 진행하고 교육기관 강의 편성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수익 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수사부서의 인식이 높아져 보전건수가 증가했다”며 “앞으로 범죄수익 몰수·추징 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