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환골탈태한 롯데건설, 보유현금 확 늘었다

by박미경 기자
2024.01.04 17:19:45

롯데건설 현금성자산 1.9조…2022년 말 比 3배 늘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매입한 PF 유동화증권 연이어 매각
만기 도래 회사채 전액 현금상환…“유동성 충분”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롯데건설이 보유 현금 규모를 늘리면서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섰다. 유동화증권 등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하면서 현금이 증가했고, 늘어난 현금 유동성을 다시금 부채 규모 감축에 사용하는 모습이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소사역 롯데캐슬 더 뉴엘’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2023년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96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5979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는 2조8933억원에서 2조260억원으로 29.9%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265%에서 233%로 줄었다.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는 레고랜드 사태가 번지기 직전인 2022년 3분기 말 기준 9420억원에 불과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년 사이 단기에 상환해야 할 부채가 2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당시 롯데건설은 신용보강한 PF 유동화증권 차환이 불가능해지자 이를 매입하기 위해 계열사를 통한 자금 대여,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동원한 바 있다.

이후 단기금융시장에 숨통이 트이자 롯데건설은 매입한 PF 유동화증권을 연이어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실제로 유동자산 항목 중 유동화증권 매입액이 반영된 연결기준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2022년 말 2조8883억원에서 2023년 3분기 말 4114억원으로 급감했다. 1년 사이 2조4769억원어치 PF 유동화증권을 포함한 유동자산을 시장에 다시 되팔았음을 의미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유동화증권 잔액 규모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며 “잔액 수준은 1000억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지난 3일 만기가 도래한 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현금으로 상환했다. 현재 등급전망에 ‘부정적’이 부여된 데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한 건설채 투자심리 악화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환이 힘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오는 2월(1600억원), 3월(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차례로 앞두고 있다. 올해 초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이었으나, 조달 계획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022년 말부터 현금 규모를 늘려 현재 포트폴리오상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2조3000억원 수준”이라며 “현금 상환하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