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신임사장 '내부혁신 주문' vs 노조 '파업'

by노재웅 기자
2017.09.04 14:49:15

勞 "임금인상"…使 "지속가능한 변화" 상반된 입장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위기의 한국GM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카허 카젬(사진) 신임사장이 5일 취임 닷새 만에 임직원들과 회사의 경영 환경을 진단하는 공식 회의를 주재한다. 같은 날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올해 두번째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노사 간 온도 차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한국GM 제공
4일 한국GM에 따르면 지난 1일부로 새로 취임한 카허 카젬 사장은 5일 부평본사에서 ‘경영현황설명회’를 진행한다. 취임 전부터 국내 생산공장의 철수설 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방위에서 소통을 강화할 뜻을 밝혔던 만큼, 초반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젬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자기소개를 비롯해 회사의 경영 현황, 성과 및 도전과제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생산부문 총괄 조연수 부사장과 김형식 창원공장 본부장 등 지방사업장의 생산을 책임지는 임직원들도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카젬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특히 강력한 내부 혁신과 개혁 의지를 강조할 전망이다. 카젬 사장은 앞서 지난 1일 공식 취임 당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변화해야 한다”며 “그게 저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의 의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또 공식 취임 전부터 디자인센터와 생산라인, 청라주행성능시험장 등을 직접 돌아보는 등 적극적인 전방위 소통을 펼치며 자신이 회사의 재건을 위해 왔음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아울러 여러 채널을 통해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나갈 뜻을 피력했다.

이러한 신임사장의 노력과는 별개로 노조는 5일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카젬 사장이 취임 전 노조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사실상 효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사측에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 500% 등을 재차 요구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측은 이에 대해 지난 3년 연속 적자에다 누적 적자만 2조원에 달하는 회사의 사정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적자라고 하지만 글로벌 기여도 등을 고려해 성과급 500% 요구는 정당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한국GM은 앞서 2014년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키로 하면서 3년간 인건비 부담이 5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여기에 소급분을 적용해 달라는 노조의 소송이 12건 추가로 법원에 계류 중이다. 특히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판결이 나온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 선고 이후 더욱 강하게 투쟁해야 한다는 심리가 노조원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