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이스라엘…총파업 여파에 공항도 마비

by이소현 기자
2024.09.02 17:25:25

하마스에 끌려갔던 인질 6명 시신 발견
이스라엘 최대규모 노조 총파업 선언
벤구리온공항 모든 항공기 이착륙 중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끌려갔던 이스라엘 인질 6명이 가자지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분노한 이스라엘 최대규모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한 여파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국제공항의 업무가 일시적으로 마비됐으며,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대학도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인질 협상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물대포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벤구리온 공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0시(한국시간 오후 2~4시)까지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회원 수가 80만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내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가 정부의 휴전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이날 하루 총파업을 선언한 여파다.

이스라엘에서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중 6명이 이틀 전 가자지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자 이스라엘에서는 수십만명이 거리로 뛰어나왔다. 이스라엘 인질·실종자 가족 포럼은 전날 적어도 70만명이 시위에 나섰으며 텔아비브에서만 55만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는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이스라엘 사회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다.



시위대는 가자지구에 억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 35명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인질들의 귀환을 보장하는 협상이 성사되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적인 휴전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전날 내각회의에서 정부가 인질 석방 협상보다 필라델피아 회랑으로 알려진 주요 국경 지역을 먼저 통제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도덕적 수치”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경찰은 텔아비브에서 기물 파손과 무질서한 행위, 경찰관 공격 등의 혐의로 시위 참가자 2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히스타드루트가 발표한 파업 참여 명단에 따르면 텔아비브와 하이파를 포함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번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총리실과 내무부 등 공공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부처도 포함됐다. 병원과 의료시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 교사 노조는 성명을 통해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학교 행정 인력은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라 교육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와 텔아비브대학교를 포함한 이스라엘의 주요 대학은 모두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히브리대학교 대변인은 “이번 휴교 조치가 지난 6월 부분 파업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취해진 이전 조치보다 더 광범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셧다운 기간에는 시험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법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파업 기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계획된 파업을 막기 위한 긴급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