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살리기 앞장선 SK E&S…"벤처 육성해 '한국의 말뫼' 만들 것"

by남궁민관 기자
2019.03.18 14:46:42

스타트업 통해 도시재생한 말뫼 사례서 착안
군산 영화동에 인큐베이팅 오피스 구축해
소셜 벤처기업 육성, 문화·관광사업 전개 복안
최태원 회장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발맞춰

SK E&S의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에 참가한 소셜 벤처 청년 기업가들이 인큐베이팅 오피스 입주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SK E&S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친환경 에너지 개발업체 SK E&S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진 군산 살리기에 앞장섰다. 소셜 벤처기업들을 위한 거점 공간을 조성하고, 문화·관광사업을 육성해 도시재생 사업에 나선 것.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와도 맞닿은 것으로, 군산시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SK E&S가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SK E&S는 전북 군산의 대표적 구도심인 영화동에 소셜 벤처 청년 기업가들을 육성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오피스를 구축한다고 18일 밝혔다. ‘로컬라이즈 군산’이라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소셜 벤처를 육성해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민간기업이 이같은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SK E&S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월 군산시 관계자 및 주민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로컬라이즈 군산’ 취지를 설명하고 지역 주요 이슈와 현안 과제를 도출했다. 이어 2월에는 사업 설명회 및 사전 캠프를 갖고 군산 재생 프로젝트에 함께할 예비 소셜 기업가들의 선발을 진행했다.

선발된 소셜 벤처들은 군산시에 최적화된 신규 사업 아이템을 찾을 ‘인큐베이팅’ 과정 11개팀과, 기존 사업 모델을 발전시켜 현지 확대 방안을 찾게 될 ‘엑셀러레이팅’ 과정 13개팀 등 총 24개팀 70여명으로 구성됐다. 참가팀들은 앞으로 1년간 SK E&S가 마련한 거점 공간에 머물며 군산에 특화된 관광 연계 사업, 지역 특산품 브랜딩, 군산시 홍보 미디어 컨텐츠 개발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군산에서 이미 창업을 한 청년 소상공인들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소셜 벤처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 E&S는 소셜 벤처들이 발굴한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청년 창업 교육 전문 사회적 기업인 ‘언더독스’를 통해 1대 1 코칭 서비스도 제공한다.



군산은 과거 전북 지역의 경제와 금융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항구 도시로, 일제강점기와 우리나라 근대화의 흔적이 도심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관광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지속된 제조업 침체로 지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GM 공장마저 폐쇄 돼 인구 유출까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전북 지역에서 도시가스 사업을 진행중인 SK E&S는 군산을 재도약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스웨덴 말뫼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주력 산업이던 조선업의 몰락과 함께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어 한때 ‘죽음의 도시’라는 오명까지 썼으나, 스타트업 기업 활성화를 통한 업종 전환으로 도시재생과 일자리 창출에 모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SK E&S는 군산의 풍부한 역사 유산 인프라와 기 조성된 상권을 바탕으로, 관광 활성화 및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산업도시였던 군산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의 중심지로 탈바꿈 시키며 ‘한국의 말뫼’로 재탄생 시키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사들과의 협업도 추진해 보다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SK그룹의 대표 공익 법인인 행복나래를 비롯 다양한 관계사들이 보유한 사업 역량을 적극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더욱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김기영 SK E&S 소셜밸류 본부장은 “당사가 전국에서 지역기반의 에너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지역과 동반 성장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의무가 있다”며 “군산을 시작으로, 각 지역들의 사회문제에 주목해 지역 맞춤형 혁신 프로젝트들을 다각도로 발굴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