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국민감사 청구에 서울공항 안전문제만 ‘불쑥’
by김영환 기자
2018.12.17 15:00:00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 과정 문제삼은 국민감사청구에 따라 감사원 감사 실시
“서울기지의 비행안전성 및 전투임무수행이 저해되었다는 근거는 없음” 결론
서울공항의 안전성 문제 도마..항공교통 안전관리시스템 미비
항공기 조종사 54% "심리적 불안감 느낀다"
| 대통령전용기가 이착륙하는 서울공항에 안전관리시스템이 부족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지적됐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공항을 토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나서는 문 대통령 내외(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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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두고 국민감사청구를 통해 청구인 378명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지만 이렇다할 비위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전용기가 뜨고 내리는 서울공항에 대한 안전관리시스템 미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은 17일 “제2롯데월드 신축 전후의 비행절차, 작전계획, 전투임무 변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제2롯데월드 신축에 따라 서울기지의 비행안전성 및 전투임무수행이 저해되었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국토교통부의 비행안전성 검증 결과 국제기준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속서 14’와 관계 법령인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모두 저촉되지 않았다. 활주로 변경 후 수립된 비행절차의 안전성 여부 역시 계기 비행절차 및 시계 비행절차 보호구역 밖에 위치해 영향이 없었다.
공군본부가 지난 4월30일부터 5월24일까지 실시한 공군의 비행안전영향평가에서도 제2롯데월드의 높이 555m는 서울기지 관제권의 비행 최저 고도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계기비행이나 시계비행에도 비행구역 밖에 위치해 서울기지의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비행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긴급착륙 등 비상절차가 정상 수행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사에서는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가 감사실시를 결정한 제2롯데월드 신축 관련 △행정협의조정 과정과 △시설·장비 보완 과정이 적정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했다. 이밖에 감사를 청구한 △공군의 제2롯데월드 관련 입장 선회 및 공군참모총장 경질 △공군의 제2롯데월드 관련 한시조직(TF) 설치 및 운영 △서울기지 이전 △부정한 청탁과 검은 거래 의혹 등은 심사위원회가 모두 기각 및 각하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 신축과 무관하게 감사과정에서 군공항 안전관리체계상의 개선 필요성이 대두됐다. ICAO는 ’2007년부터 가입국에 대해서 항공교통 안전관리시스템(Safety Management System, SMS)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고 가입국인 우리나라도 ‘항공안전법’ 등에 이를 도입·운영 중이지만 서울공항은 도입 검토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2008년 ICAO의 요구에 따라 광주·김해·대구·청주 등 4개 기지에서 SMS을 시험운영하고 이를 전 기지에 도입키로 했지만 이후 군 기지의 SMS 적용에 대한 관심이 약화됨에 따라 사실상 도입이 중단됐다. 대통령전용기는 물론 국빈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임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의 SMS가 요구된다.
아울러 서울기지에서 항공기를 모는 조종사들에 대한 교육훈련 미비도 지적을 받았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2009년 제2롯데월드의 건축에 따른 조종사의 심리적 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요구했으나 공군본부는 조종사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할 교육훈련 및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았다. 감사기간 중 서울기지 항공기 조종사(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4%가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한다고 답했다.
감사원은“ 비행안전성 제고를 위해 항공기 조종사들이 항공작전기지 인근 초고층건물에 대해 갖는 심리적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국제기준에 따른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의 방안을 마련하시기 바란다”고 공군참모총장에게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