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연합뉴스 기자
2013.12.10 18:39:04
서울시, ‘호랑이 사육사’ 유족 위한 모금 추진(종합)
순직 신청 놓고 갈등…협상 결렬에 장례 지연
(서울=연합뉴스) 서울시가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에 물려 숨진 고(故) 심재열(52) 사육사와 유가족을 위해 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모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서울대공원측이 장례비용을 전달하기 위해 1차 모금을 한 바 있으며, 이번 모금은 서울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고 심 사육사 자녀들의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 유족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녀들이 대학생이어서 아직 어리기 때문에 계속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학자금을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유족 측은 전날까지 학자금 모금을 포함해 보상 문제에 대해 거의 합의에 이르렀으나 순직 처리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유족을 대신해 안전행정부에 고 심 사육사를 순직 처리하기 위한 서류 작성 같은 제반 절차를 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적으로 순직 처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시가 보증도 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순직 처리 여부는 공무원연금공단 순직보상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전례가 없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공무상 사망’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순직으로 인정되면 유족들은 연금 외에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 월평균액의 44.2배에 해당하는 액수의 보상금을 받게 되지만 공무상 사망의 경우 월평균 소득액의 23.4배를 보상해준다.
유족 측도 이를 이해하고 보증이 어렵다면 별도의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했으나 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협상이 결렬돼 오늘은 시 관계자를 만나지 못했다”며 “협상이 지연되면서 장례절차를 확정하지 못해 계속 기다리고만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관련 TF를 통해 장례절차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29일 고 심 사육사 생존 당시 병원을 찾은 뒤 아직 조문은 가지 않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은 보상 협의가 끝나면 유가족을 찾아 위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