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우 인하대 총장 연임 도전하나…대학평가 ‘불명예’ 걸림돌
by이종일 기자
2022.06.29 16:49:25
인하대 법인, 16대 총장 선출 절차 돌입
후보추천위 구성 중, 다음 달 공모 예정
조명우 총장 연임 도전 고려…우려 커져
'부실대학 낙인' 책임론서 자유롭지 못해
교수회 견제 강화 "무사안일 리더십" 비판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임기를 2개월 남겨둔 조명우(62) 제15대 인하대 총장이 연임 도전을 고려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교수회는 대학기본역량진단 탈락의 불명예 책임론을 거론하며 조 총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29일 인하대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최근 인하대 총동창회, 교수회에 다음 달 1일까지 제16대 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추천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후보추천위는 위원장 1명, 교수 추천위원 4명, 학교법인측 4명, 동창회 추천위원 1명, 외부인사 1명 등 전체 11명으로 구성한다.
법인은 추천위 구성을 완료한 뒤 다음 달 총장 후보를 공모할 방침이다. 추천위는 후보 지원자에 대한 심사를 거쳐 다수의 후보를 법인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가 총장을 최종 선출한다. 조 총장은 총장 후보 공모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관계자는 “조 총장이 연임 도전을 숙고하고 있다”며 “지난 4년간 추진했던 사업들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4년의 임기가 더 필요한 부분 등을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총장이 아직까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며 “총장 후보 공모 전에 연임 도전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교 안팎으로 조 총장의 연임 도전 소문이 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하대가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것에 조 총장의 책임이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인하대 교수회는 조 총장의 연임 도전 여부를 지켜보면서 견제력을 키우고 있다. 교수회 관계자는 “조 총장이 연임에 도전한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듣지 못했다”며 “대학기본역량진단 탈락 문제로 연임 도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회 내부에서 연임 반대 성명을 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아직 조 총장의 입장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명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조 총장이 총장 후보 공모에 참여한다면 대응력을 강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인하대가 탈락한 것은 조 총장이 대학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이 진단으로 부실대학 낙인이 찍혔지만 조 총장이 책임진 것이 없다고 교수회는 보고 있다.
교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불명예스러운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태도는 무사안일 리더십의 전형이다”고 조 총장을 비판했다. 이어 “차기 총장은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추락하는 대학의 위상을 비약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비전과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열악한 인하대의 교육·연구 여건을 강화할 수 있는 전향적인 정책과 구체적인 실천 능력을 갖추고 재단(학교법인)에 직언도 하고 투자도 요구할 수 있는 인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인하대는 지난해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해 올해부터 3년간 전체 150억원의 안팎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재평가를 통해 올 5월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추가 선정됐다. 인하대는 올해 30억원 정도를 지원받고 내년과 2024년까지 포함해 전체 150억원 안팎을 받는다.
조 총장은 인하대가 기본역량진단에서 낙제점을 받고 일반재정지원 대학에서 탈락하자 지난해 10월 담화문을 통해 “학교 운영 최고 책임자로서 이번 사태 발생에 대해 전 구성원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으로 핵심현안에 대한 기본틀이 갖춰지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고 적절한 절차를 거쳐 차기 총장에게 원만하며 정상적인 방식으로 업무가 인계돼 학교 발전에 지장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표명했다.
조 총장은 1997년부터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총장직무대행 등을 역임했고 2018년 9월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