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영아 사망' 경찰 "자문단 구성해 아동학대 사건 전문성 강화"
by손의연 기자
2020.11.23 14:46:12
서울 경찰, 아동학대 사건 수사 책임성·전문성 강화 방안
"2번 이상 건 최초 수사팀이 수사·간부가 사건 지휘"
"의사와 변호사 19명 자문단 구성해 수사 자문"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생후 16개월 아동이 입양모의 학대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초동 수사가 논란이 되자 경찰이 “자문단을 구성해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수사관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고민했다”며 “서울청에 아동학대 자문단을 구성하고, 자체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 일부는 바로 시행한다”고 말했다.
서울 경찰은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4가지 개선책을 내놨다.
먼저 서울 경찰은 2번 이상 신고 건에 대해 최초 수사팀이 병합 수사하도록 한다. 또 수사지휘를 체계화하기 위해 여성·청소년과장이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지휘하고 2회 이상 신고 사건은 주요사건으로 분리해 서울경찰청에 보고하도록 한다.
사건이 불기소될 경우 수사협의체를 만들어 수사 지휘 라인이 적절했는지,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다시 한번 들여다 본다.
서울 경찰은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아동학대 자문단을 구성한다. 소아과 의사와 변호사 등 19명의 자문단을 구성해 수사 때 자문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수사관의 전문성을 위한 교육도 강화한다.
장 청장은 “16개월 영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사건을 담당하고 수사했던 경찰관들과 지휘감독자까지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객관적인 사실 관계 확인과 조치의 적절성을 판단 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생후 16개월 된 A양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온몸에 멍이 든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A양은 당시 머리와 복부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은 A양 양부모를 아동 학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한 뒤 수차례 불러 학대 여부 등을 조사했다. 지난 4일엔 A양 사인이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부검 결과가 나왔고, A양 양어머니는 지난 11일 아동 학대 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숨진 A양의 양어머니 B씨에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치사,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와 방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