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키재기’ 與 전대, 서청원 vs 나경원 빅매치 성사?
by김성곤 기자
2016.07.11 15:25:30
친박 이주영·이정현·한선교, 비박 김용태·정병국 절대 강자 없어
서청원, 불출마 의지 고수 속 출마 압박에 고심
나경원, 지원사격 의지에도 주변 출마권유가 변수
| 왼쪽부터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과 나경원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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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서청원 vs 나경원’ 빅매치가 성사될 것인가? 뜨뜻미지근했던 새누리당 전당대회 구도가 들썩이고 있다. 현역 최다선인 8선으로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비박계 여성 중진으로 폭넓은 대중성을 겸비한 나경원 의원의 맞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8월 9일로 예정된 새누리당의 차기 전대는 흥행참패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대 기간이 본격 여름휴가철인 것은 물론 브라질 리우 올림픽 기간에 열리기 때문. 특히 전대 흥행 최대 히든카드였던 ‘최경환 vs 유승민’ 라이벌 매치가 불발되면서 국민적 관심없는 도토리 키재기식의 대결이 되고 말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친박 난립 vs 비박 단일화 구도 속 서청원 출마 여부 최대 변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새누리당의 전대는 뚜렷한 우위를 보이는 후보들이 없는 상황이다. 11일 기준으로 당 대표 선거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인사들은 모두 5명이다. 친박계에서 5선의 이주영, 3선의 이정현, 4선의 한선교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또 비박계에서 3선의 김용태, 5선의 정병국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묘하게도 친박계 후보들은 단일화 불가를 외치며 완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비박계 후보들은 단일화에 호의적이다. 이대로 가면 친박계 후보들의 난립 속에 비박계 단일후보로 전대 구도가 흐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런 가운데 서청원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불출마를 선택한 최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일부가 서 의원을 최적의 카드로 여기고 출마를 설득 중이기 때문. 여소야대 지형의 3당 체제를 고려할 때 8선의 정치적 카리스마를 지닌 서 의원이 비박계 포용과 계파갈등 해소, 원활한 대야관계, 수평적 당청관계 등을 성사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것. 특히 여기에는 청와대의 의중도 담겨있을 것이라는 관측 또한 무성하다.
◇출마 압박에 서청원, 장고 거듭…나경원, 선수로 뛰느냐 vs 지원사격이냐
서 의원은 현재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4.13 총선 참패로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은 물론 당 대표보다는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에 더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 의원 측은 전대 출마설이 불거질 때마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강력 부인했다. 다만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친박계의 읍소가 이어지면서 상황은 변했다. 서 의원 측은 “당 대표 출마가 당의 화합을 도모하고 정국의 안정과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가 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묘한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여전히 불출마에 무게가 실리지만 8선의 당 원로로서 당이 처한 어려움을 외면하기만은 힘들다는 점에서 조만간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경원 의원도 신중한 스탠스다. 나 의원은 그동안 원내대표 경선 패배를 이유로 전대 출마에는 선을 그어왔다. 이 때문에 본인이 직접 선수로 뛰기보다는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과 연대해서 비박계 후보들에 대한 물밑 지원사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서청원 의원의 출마시 대항마로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은 변수다. 이는 총선참패에도 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당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 때문. 불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기존 비박계 당권주자들의 승리 전망이 불투명해질 경우 폭넓은 대중적 기반을 갖춘 나 의원에 대한 출마 압박은 보다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