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실적기대…삼성전자 목표가 줄상향(종합)

by권소현 기자
2015.03.26 16:11:52

어닝쇼크 주범이었던 스마트폰, 다시 실적개선 선봉
‘갤럭시S6’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출하량 증가 견인
주가 4% 하락했지만 ''숨고르기'' 분석 우세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1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면서 목표주가 상향조정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매도에 삼성전자 주가가 4% 넘게 빠지긴 했지만, 최근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라는 분석이 높다.

26일 와이즈에프엔이 26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평균한 결과 5조402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초만 해도 4조7000억원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달 초 5조1600억원대로 높아졌고 이달 들어서는 5조4000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6.35% 줄어드는 것이지만, 전분기대비로는 2.17% 늘어나는 것이다.

보통 IT 업종은 4분기가 초성수기로 연말 소비시즌을 지나고 나면 1분기 재고부담 때문에 실적이 감소하고 다시 2분기부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 같은 계절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보다 늘어 3분기를 저점으로 회복 사이클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매출액 예상치도 연초 47조5800억원 선에서 최근 50조원 이상으로 올라갔다.

삼성전자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는 것은 작년 3분기와 4분기 어닝 쇼크 주역이었던 IT모바일(IM) 부문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제품만을 고집했던 삼성전자가 전략을 수정하면서 내놓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공개한 ‘갤럭시 S6’에 대한 반응도 좋다. 연간 판매량이 5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A5 등 신규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200만대로 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케팅비를 좀 더 효율적으로 집행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은 여전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1분기가 비수기이긴 하지만 부품 내재화 비중이 커지면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즉, 기존 스마트폰에는 기술력 한계 때문에 퀄컴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AP)을 썼지만 갤럭시 S6에는 자체 AP인 엑시노트를 탑재하면서 이에 따른 반도체 출하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75만원에서 185만원으로 높였고 BS투자증권도 160만원에서 175만원으로 올렸다.

최근 현대증권도 155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올렸고 동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유진투자증권, HMC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이달 중순 이후 줄줄이 상향조정했다.

어규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업부에서 연간 최대 실적이 기대됐음에도 무선 사업부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지만 1분기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2분기 갤럭시 S6 본격 출시로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며 “갤럭시 S6로 D램과 낸드, 시스템 LSI,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도 동반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목표가 상향이 무색하게 이날 삼성전자는 4.31% 급락한 14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2597억원 순매도해 매도상위 1위에 올려놨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이 변했다기보다 1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관망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펀더멘털이나 실적 기대감은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추세적으로 이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 강세가 주춤한 가운데 그동안 삼성전자를 필두로 IT 업종이 많이 오른 만큼 대형 수출주들이 호흡조절에 나선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