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장관 "北 대화 의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by장영은 기자
2015.01.19 18:18:44

北, 대북전단·한미군사 훈련 중단 등 전제 조건으로 제시
우리 정부 수차례 대화 재의에도 문제 제기만…북측 대화 의지 의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9일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측 당국 간 대화 제의에도 북한이 직접적은 대답을 피한 채 전제조건을 내걸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다.

류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통일부 연두업무보고 관련 내외신 브리핑에서 “작년에는 전단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그런 것처럼 얘기를 하다가 최근에는 또 군사훈련을 가지고 나왔다”며 “결국 이것이 작년 초에 북한이 얘기했던 중대 제안들을 하나씩 실현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봤다.

당초 우리 정부는 설 명절을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을 갖기 위해 지난 12월29일 통일준비위원회 차원에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 바 있다. 이어 연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형태의 대화에든 응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북측에서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안통신 등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 중지, 한미 군사 훈련 중단 등을 거론하며 남북 간 대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증명할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추가 제의나 북측 요구에 따른 입장 변화는 없을 거라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북한이 이야기하는 현안까지 포함해 일단 양측이 만나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류 장관은 “연말부터 대화 제의를 구체적으로도 했고 좀 다르게 큰 방향의 차원에서도 얘기를 했다”며 “오늘 얘기했던 여러 가지 사업을 위해서도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남북 간의 불신, 군사적인 긴장의 문제,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결국은 첫 번째 출발로써 해야 될 것이 남북대화”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또 이날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이 호응해 올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노력해 달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차원이라기보다는 대화 국면을 풀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는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설이 4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설 전후 이산가족 상봉이 힘든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기간에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류 장관은 “통상적으로 설 계기나 추석 계기든지 이렇게 명절을 붙여서 얘기하는 경우에는 딱 그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것을 계기로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적인 융통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