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계, 악재 뚫고 2분기 선방…하반기는?

by손의연 기자
2021.08.05 15:29:29

한국타이어, 시장 전망 웃도는 호실적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흑자전환 전망
"하반기 반도체 수급난 벗어나고, 전기차 수요 확대 기대"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타이어 업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 ‘키너지 AS EV’ (사진=한국타이어)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1% 증가했다고 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8063억원으로 32.4% 증가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가 전년 동기보다 많이 팔렸고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이 38%로 같은 기간 5.4%p(포인트) 상승하면서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의 실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은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2분기 호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금호타이어는 84억원, 넥센타이어는 234억원의 영억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나란히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금호타이어는 33% 상승한 6200억원, 넥센타이어는 65% 오른 5197억원으로 추정했다.

국내 타이어 업계는 올해 초부터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비롯해 해운 운임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 주로 수출하는 국내 타이어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대란과 3월 말 이집트 수에즈 운하 좌초 사고가 겹쳐 선박편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한국타이어는 그 영향으로 6월 10~12일 사흘간 공장을 멈추기도 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1분기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악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타이어 업계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타이어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우려와 달리 좋은 실적을 거뒀다. 운임 상승엔 가격 인상으로 대응했고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대응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올 3분기에도 타이어 업계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어느 정도 풀리면서 신차용 타이어와 전기차용 타이어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SUV 모델 ‘ID.4’에 전기차용 초고성능 타이어를 공급한다. 아우디 브랜드 첫 순수 전기 스포츠카 모델인 ‘e-트론 GT’(e-tron GT)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 중이다. 이밖에 포르쉐 타이칸과 테슬라 모델 Y에도 전기차용 타이어를 납품한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 소울 EV에 전기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북경현대와 북경 전기차,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납품한다. 금호타이어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뉴 아르카나에 신차용 타이어를 단독 공급을 맡았고, 닛산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패스파인더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용 타이어와 교체용 타이어 모두 시장 수요 회복 이상의 호조를 보여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기대 이상 실적을 거뒀다”며 “올 하반기 신차용 타이어 수요가 이어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