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삼성SDS 탓에 멀티캠퍼스 주가도 뒷걸음질

by박형수 기자
2016.06.08 15:51:26

한때 삼성SDS와 합병 기대로 주가 고공행진
삼성SDS 상장 후 기대감 소멸…지배구조 이슈서 멀어져
실적 개선에도 올 들어 주가 30% 가까이 하락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2011년 하반기 삼성SDS가 우회상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국내 증시에 퍼졌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팔아 현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논리가 우회상장설에 힘을 실어줬다. 덕분에 삼성SDS가 지분을 보유한 크레듀(현 멀티캠퍼스) 주가가 급등했다.

2014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때도 크레듀 주가는 급등했다. 삼성SDS 지분 가치가 커져야 이 부회장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삼성 그룹의 지원 아래 크레듀가 성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수혜를 본 멀티캠퍼스가 최근 투자자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삼성SDS의 시가총액에서 멀티캠퍼스 지분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데다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멀티캠퍼스(067280)는 올해 들어 28.8% 내렸다. 5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3만7000원선으로 내려왔다.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1분기에 매출액 396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4%, 44.8% 증가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것도 아닌데 주가가 하락한 데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서 비켜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 설립한 멀티캠퍼스는 삼성그룹의 교육서비스 전문업체다.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재개발(HRD)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교육 서비스, 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인사 고과에 적용하는 외국어 평가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와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분 47.24%(280만주), 15.16%(89만8379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SDS의 교육콘텐츠 사업부를 인수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멀티캠퍼스는 삼성SDS가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주가에 할증 요인이 있었다”며 “삼성SDS의 기업 가치를 확대하는 데 멀티캠퍼스의 성장도 필요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일부 처분한 뒤로 삼성SDS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멀티캠퍼스 주가도 동조 현상을 보였다. 삼성SDS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인위적인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실망감에 매도 물량이 쏟아진 탓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멀티캠퍼스에 대한 역할론이 힘을 잃었고 관심은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