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박물관, 창립 138주년 기념 '유기 생활' 특별전
by김윤정 기자
2024.05.22 17:17:00
오는 29일 개막…반상기·의례기·장신구 등 유기공예 전시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화여대박물관은 창립 138주년을 기념해 오는 29일부터 ‘유기鍮器 생활’ 특별전을 개막한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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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이화여대박물관 설립 후 지난 89년간 동창, 교수를 비롯한 후원자들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해 온 여러 가문의 유품과 생활 기물, 공예품을 볼 수 있는 유기 특별전이다. 유기는 구리를 기반으로 주석이나 아연 등을 합금하여 만든 그릇이나 용구이다. 조선 전기까지는 주석을 합금한 청동유기, 조선 후기에 이르면 아연을 합금한 황동유기가 주를 이루며 보급이 더욱 확산됐다. 금보다는 저렴하지만, 은보다는 단단한 구리는 합금으로 만들어져 때로는 금처럼, 혹은 은을 대신하면서 생활 전반에 깊이 자리 잡았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식생활과 의례에서 사용된 반상기와 의례기, 일상에서 사용된 남녀의 장신구를 볼 수 있다. 다양한 문양을 선보이는 별전, 자와 가위, 요강과 대야,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높이며 목가구를 장식한 장석 등 전통사회에서 사용된 다양한 유제 공예품도 소개된다. 이에 더해 전통의 끈을 놓지 않고 새롭게 해석한 이봉주, 이형근 유기장과 이경노 장인의 작품들도 함께해 현대적 전승의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함께 전시되는 현대 미술가 정광호, 김병호, 최정화 작가의 작품들은 유기의 기존 재료인 구리, 동 등과 더불어 새로운 재료와 매체를 활용하여 구축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여대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위해 전시실을 싱잉볼 울림소리와 우리나라 자연 풍경, 소리를 담은 영상을 활용한 명상과 힐링의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노래하는 그릇이라는 뜻을 가진 싱잉볼은 인도와 네팔 등 히말라야 지역에서 많이 사용돼 온 명상 도구로서 겉면을 두드리거나 문질러 소리를 낸다. 또한 ‘유기 싱잉볼과 떠나는 소리 산책’의 영상을 생성형 AI가 재해석해 새로운 영상으로 만들고 이 영상이 싱잉볼의 울림소리와 반응하며 만들어지는 미디어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이를 통해 숲의 소리와 유기 싱잉볼 울림소리, 그리고 내 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리 산책의 기회를 제공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기의 생활 속 역사를 되돌아보고 실용과 아름다움이 만나는 순간을 함께 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 기간은 오는 11월29일까지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토·일요일 공휴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 일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대학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4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 후원으로 준비됐다.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