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손경식·구자열 회장 연임하나…재계 '촉각'

by김정남 기자
2024.02.05 15:24:47

최태원 상의회장, 다음달 총회서 연임할듯
의지 보인 손경식 경총 회장, 4연임에 무게
민간 출신 구자열 무협 회장 연임 여부 촉각
상근부회장들 거취, 회장 연임 여부에 달려

[이데일리 김정남 하지나 박민 기자]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의 임기가 임박하면서 연임 여부에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대부분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그룹 회장). (사진=각 경제단체)


5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달 25일 임기가 끝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한 차례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공회의소법에 따르면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번달 말과 다음달 말 각각 서울상의과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통해 추대받는 형식으로 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으며 유치전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시대 요구를 반영한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하는 등 대한상의를 제대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스스로 연임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묻는 말에 “(회원들이) 하라면 더 하겠다”고 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역시 올해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손 회장은 지난 2018년 회장직에 오른 뒤 3연임에 성공하면서 6년간 경총을 이끌었고, 내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경총 회장 임기는 2년이며 연임에 제한이 없다. 선임은 총회에서 회원 간 표결을 통해 이뤄진다.

경총 안팎에서는 그의 뒤를 이을 후보군이 마땅치 않은 데다 손 회장이 고사할 이유도 없어 4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은 최근 신년간담회에서 이미 연임 의지를 보였다. 그는 “(4연임 여부는) 회원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지난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런 것을 적극 추진해 진일보한 노동문화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총은 손 회장이 4연임으로 자리를 지키면 이동근 상근부회장도 연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회장과 부회장은 러닝메이트처럼 함께 뛰는 체제라는 게 그 이유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그룹 회장)의 임기는 이번달 끝난다. 정부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기업가가 무협 회장에 오른 것은 2006년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이후 15년 만이었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연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이사회 이사장 연임을 확정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무협 회장은 1회 연임이 가능하다. 무협은 오는 27일 정기총회에 앞서 주요 회원사 대표가 참석하는 회장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을 추대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구 회장의 입장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계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의 연임은 상의, 경총과 비교하면 다소 불확실한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고위인사 출신들을 중심으로 재계 일각에서는 하마평이 돌고 있다.

정만기 상근부회장의 거취는 구 회장의 향후 연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대통령실 정책기획수석으로 발탁된 이관섭 전 부회장 후임으로 임명되면서 지난 1년6개월간 부회장직을 역임했다. 그는 산업부 1차관 출신으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을 지냈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의 류진 회장(풍산그룹 회장)의 임기는 2025년 8월까지다. 한경협은 윤석열 정부 집권 후인 지난해 8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이름을 바꾸고 류 회장을 추대하면서 새출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