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DP 반등 전망…"실제 경제상황 개선은 아냐"
by장영은 기자
2022.10.24 16:11:08
3분기 美 성장률 2.9% 추산…'기술적 침체' 벗어날듯
WP "수치는 개선되겠지만 침체 향하는 흐름은 그대로"
소비회복 아닌 수요감소 탓…긴축속도조절론 부상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기술적 침체’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 경제가 3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에서는 벗어나겠지만 경기의 큰 방향은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2.9%를 기록하며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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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올해 3분기 미 GDP 성장률이 2.9%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19일 기준 전망치로 애틀랜타 연은은 각종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추정한 ‘GDP 나우’를 발표하고 있다.
최신 전망치는 지난 14일 기준 GDP나우 추정치인 2.8%보다 상승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미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3분기 실질 민간 총투자 증가율 개선을 반영한 것이라고 애틀랜타 연은은 설명했다. 미 상무부는 오는 27일 3분기 GDP 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 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6%, -0.6%를 기록하며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는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기술적 침체에 부합하지만, 역대 최저 수주의 실업률을 기록 중인 건강한 노동시장을 감안하면 경기 후퇴 국면이라고 볼 수 없다는 반론이 맞섰다.
다만, 3분기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에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WP는 고공행진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경제성장과 가계 예산 모두를 압박하고 있으며, GDP의 일시적인 개선이 경제 상황의 반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조셉 라보르냐 SMBC닛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GDP 반등에 속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기침체가 시작될 무렵에도 경제는 종종 실질 GDP에서 건전한 성장세를 보인다. 실제로 지난 6차례의 경기 침체 중 4차례에 걸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은 미국의 3분기 GDP 반등이 소비 회복이 아닌 무역 적자 감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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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내용을 뜯어봐도 GDP가 플러스로 돌아선 배경이 미 경제를 이끄는 소비 회복보다는 무역적자 감소 때문이라고 WP는 짚었다. 실제 경기 상황은 상반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앤드류 패터슨 뱅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지표를 보면 가계, 기업, 정부의 소비는 일관되게 둔화하는 추세에 있다”며 “이번에 GDP 성장률이 호조를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소비 증가보단 수입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 둔화로 상품 수입이 줄었고 이에따라 무역 적자 폭이 감소하면서 GDP에 플러스가 됐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이 재확산을 반복하면서 악화됐던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면서 유통업계의 재고 수준이 개선된 점도 3분기 GDP가 반등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무역적자 감소와 재고 개선 모두 미국인들의 일상생활 개선과 거리가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GDP나우 전망치 상향 조정의 근거가 된 민간 투자 증가율도 -3.6%에서 -3.3%로 개선된 것으로, 여전히 전년대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성장률 개선 전망에도 경기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변하지 않으면서 긴축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월가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번 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이후, 오는 12월에는 0.5%포인트 인상으로 긴축의 보폭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2일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2월에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확률은 일주일 전 33.6%에서 51.8%로 높아졌다.
한편,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상황의 호전을 내세우고 싶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3분기 성장률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 경제고문인 재러드 번스틴은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을 이해하려면 노동시장이 주요 요인”이라면서 “대다수 사람은 주식이 아닌 노동시장에서 임금을 통해 소득을 얻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