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했던 가축 사체를 파내서 다시 묻은 매몰지가 전국에 240곳 달해

by박진환 기자
2017.10.30 15:08:10

[국정감사]김현권 의원, ‘가축 매몰지 재매립 현황’ 공개
침출수 유출 및 환경오염 우려 이설… 3년만 관리뒤 방치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구제역 등으로 살처분했던 가축 사체를 침출수 유출과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다시 파내서 묻어야 했던 매몰지가 전국적으로 240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이 30일 밝힌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 매몰지 재매립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 10월까지 매몰 후 각종 문제가 발생해 사체를 파낸 뒤 다시 묻은(이설) 매립지는 전국에 모두 237곳이다.

이 중 92%인 219곳에서는 사상 최악의 구제역 파동이 발생했던 2010~2011년 살처분된 가축 매몰지로 파악됐다.

이설 사유를 보면 침출수 유출 의심 또는 우려 지역이 103곳(43%)으로 절반에 가까웠고, 침출수 유출이 발생한 매몰지 17곳, 주변 환경오염 우려 매몰지 37곳 등으로 집계됐다.

2010~2011년 당시 전국적으로 확산한 구제역으로 소와 돼지 등 350만여마리가 살처분됐고, 피해액도 3조원대에 달했다.



당시 방역당국은 구덩이를 판 뒤 비닐을 깔고, 사체를 묻는 일반매몰 방식을 적용,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가축 매몰지는 3년만 사후 관리를 진행한 뒤 이후 관리대상에서 해제되기 때문에 3년 이후 발생하는 문제는 사실상 확인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10~2011년 구제역 확산으로 전국에서 4799곳의 가축 매몰지가 발생했지만 이 중 현재 정부가 관리 중인 매몰지는 18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김 의원은 “2010년 이후 질병에 따른 가축의 대량 살처분이 반복돼 이제 더는 묻을 곳을 찾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면서 물과 환경 오염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매몰보다는 소각 처리를 하고, 근본적으로는 직접지불제를 통한 친환경 축산과 가축 휴·폐업 보상 등을 통해 축산폐수를 유발하는 환경오염원을 줄이고, 질병 피해를 키우는 대량 밀식사육 실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