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정용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by민재용 기자
2015.09.15 15:56:25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116만명에 달하는 청년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노력한다면 큰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학가 인문학 강의를 통해 미래 우리 사회를 짊어질 청년들에게 ‘꿈’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에는 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접 두팔을 걷어 붙였다.

신세계(004170)그룹 계열사는 물론 115개 협력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상생 채용 박람회 개최를 통해서다. 정 부회장은 평소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높은데도 중소기업은 필요한 일손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인 ‘신세계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정 부회장의 오랜 숙제였다.

정 부회장은 청년들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중소기업은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 매칭’ 문제는 청년층 사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번 채용 박람회를 준비했다.

신세계그룹이 협력사 중 우수 중소기업을 선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중소기업과 청년층이 서로 윈윈 할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 에르메스코리아, 신송식품, 청우식품 등 이번 채용박람회에 신세계그룹 협력사로 나선 115개 중소기업은 신세계그룹이 보증하는 우수 협력사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채용 박람회는 구직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계획이 아닌 채용결과로 보여 주는 ‘참된 채용’을 추구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10곳과 협력사 115곳은 이번 채용박람회를 통해 약 4000여명을 채용한다. 대기업으로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기 위해 신세계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2만여명의 정규직을 채용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물론 정부와 노동계도 정 부회장의 청년 일자리 찾기 운동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접 채용 박람회 현장을 방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채용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유통업계도 청년층에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정 부회장의 소신이 없었다면 115개 협력사가 대거 참여하는 채용 박람회 개최는 불가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사실 대학가 인문학 강의 등을 통해 여느 재벌 2세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경영 측면에서도 젊은 감각을 자랑하며 이마트 비밀연구소 론칭, 전자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오픈 등을 이끌며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마트 자체 제작 브랜드를 직접 홍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기업 경영자로서 처신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꾸준히 추진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하기 운동은 그에 대한 이러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임직원이 기부를 하면 회사에서 같은 금액을 지원해 이 돈으로 저소득층 어린이를 지원하는 희망배달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으로 모여진 기금은 60억원이 넘었으며, 신세계는 이 돈으로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장학금 지급, 도서관 건립 등에 쓰고 있다. 이 캠페인은 거창한 계획은 아니더라도 당장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 회장의 평소 생각이 반영돼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채용 박람회장를 찾아서도 “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인 책임은 일자리 창출에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닌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평소 생각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