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충격' 최소화…정부, LPG부탄 유류세 인하폭 25%로 확대

by하상렬 기자
2026.04.23 09:00:04

정부,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 개최
국민제안창구 운영해 밀생 품목 집중 점검
LPG 부탄 ℓ당 31원↓효과…주택용 가스요금 ''동결'' 유지
먹거리 할인 지원하고, ''깜깜이 가격'' 관리비 등 수술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정부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유류세 인하 폭을 25%로 확대하고, 가스 주택요금 동결을 유지하기로 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피해 지원 차원에서다.

인도 국적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자그 바산트(Jag Vasant)호가 중동 전쟁 와중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지난 1일 인도 뭄바이 해안의 하역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AFP)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국민제안창구’를 통해 접수된 국민들의 제안에 기반했다. 정부는 TF 출범 이후인 지난 2월 27일부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함께 국민제안창구를 운영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민생 품목을 집중 점검하고, 국민이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다.

국민들은 에너지 분야에서 유가 상승 시 가격은 즉각 반영되지만 하락 시에는 체감이 늦다는 점과, 비싼 가스 요금으로 인한 난방비 부담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실제 조사 결과, 우리 국민 5명 중 1명(20.5%)은 에너지 분야를 물가가 가장 부담되는 분야로 선택했다.

이에 정부는 소형 트럭 등 주로 서민층이 사용하는 연료인 LPG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10%에서 25%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부터 두달간 시행되는 이번 조치로 리터(ℓ)당 약 31원의 추가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탄력세율 최대폭(-30%)으로 인하 중인 프로판과 함께 서민들의 연료비 부담을 경감한다는 방침이다. 국제 LPG 가격이 지난달 대비 부탄은 48.1%, 프로판은 37.6% 급등하며 국내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진 데 따른 선제적 조치다.

천연가스 현물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택용 가스 요금은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 정부는 지난 2024년 8월 이후 주택용 가스 요금을 동결해 왔으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활 안정을 위해 현 수준(20.8495원/MJ)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는 요금 동결에 따른 에너지 수급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하동·보령 등 석탄발전소의 폐기 기한을 2027년 3월까지 연장하는 등 LNG 발전량 관리도 병행한다.

자료=재정경제부


국민들은 에너지 분야 외에도 먹거리와 생활 서비스 전반에서 가격 기준의 불합리함과 담합 의심 등을 고충으로 꼽았다. 이에 정부는 분야별 맞춤형 대응책을 내놨다.

농축수산물 분야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담이 큰 품목에 대해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는 4~6월 중 320억원 규모의 최대 50% 할인지원과 할당관세 등을 통해 장바구니 물가를 관리한다. 특히 국민제안에서 계란 가격 담합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신선란 448만개를 수입하고, 담합 적발 업체에 대해서는 정책자금 지원 배제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빵과 라면 등 가공식품은 원재료 가격 하락을 반영해 가격 인하를 지속 유도하고, 포장재 스티커 표시 허용 등 규제 완화로 업계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깜깜이 가격’ 해소에 방점을 뒀다. 관리비 정보 공개가 미흡해 임대료가 관리비로 전가된다는 지적에 따라 다가구주택을 포함한 모든 주거용 건물의 관리비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학원비는 초과 교습비 징수에 대한 과징금을 신설하고 신고포상금을 10배 인상하는 등 법 개정을 추진한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류할증료가 급등한 항공료는 항공사 재무개선 조치 유예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 전이를 차단한다.

정부는 중동 전쟁 확전으로 수급이 불안해진 원자재와 소비재에 대한 관리 상황도 점검했다. 전쟁 전 대비 가격이 61% 급등한 나프타는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고, 오만과 사우디에서 210만톤(t)을 확보해 4월 말부터 순차 도입한다. 수입 단가 차액 지원을 위해 6744억원의 추가경정예산도 투입한다.

차량용 요소수는 가격 상승에 대비해 공공비축 물량을 선제 방출하고, 제3국 수입 시 차액을 지원한다. 건설 현장의 아스팔트와 레미콘혼화제 수급 관리를 위해 시급한 도로 복구 현장 등에 우선 공급을 추진하고 금융·보증 지원도 확대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출고가가 20% 인상된 주사기는 매점매석 특별단속과 함께 한국백신의 특별연장근로를 통한 추가 증산을 독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