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거래 비중 늘어나면 물가 낮아져…외식 등 고용엔 부정적
by김은비 기자
2024.10.29 12:00:00
KDI,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고용에 미치는 영향'
온라인 소비 비중 1%p 늘어날때 물가 0.07%p↓
2017~2024년 2분기 물가 2.4% 낮추는데 기여
고용은 축소…증가폭 연평균 3만3000명 감소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온라인 거래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나면 물가상승률은 0.07%포인트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온라인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전반적인 고용은 축소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온라인쇼핑은 기술 발달은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전체 소매판매액의 14% 정도를 차지했던 온라인쇼핑거래액은 올해 2분기 기준 27%로 증가했다. 무점포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 상품소비 비중도 22%로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온라인 소비 확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하면 당해 연도 상품 물가는 0.07%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2017년부터 2024년 동안 온라인 소비 비중이 14%에서 27%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소비 형태의 전환만으로 상품 물가가 2.4% 가량 낮아졌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중 상품의 가중치(44.8%)를 적용하면, 같은기간 소비자물가를 약 1.1% 낮추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온라인 소비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온라인 소비와 밀접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운수·창고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업종별로 온라인 소비 확대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고용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더 컸다. 고용 반응이 가장 큰 업종은 숙박·음식점업으로 온라인 소비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할 때 취업자 수 증가폭이 2분기 후 최대 2만7000명까지 축소됐다. 또 그 충격이 2년여 간이나 유지됐다. 도소매업 역시 온라인 소비 비중 증가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폭이 최대 2만7000명 줄었지만, 영향은 비교적 단기간에 그쳤다.
운수·창고업은 온라인 소비 비중 증가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오히려 1만7000명 확대되는 등 단기적으로 고용이 창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경제 전반에 나타나는 효과를 분석하면 고용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더 컸다. 온라인 소비 비중 1%포인트 확대 충격이 발생한 해당 분기를 포함해 1년 동안의 평균 고용 반응은 숙박·음식점업(-2만2000명)과 도소매업(-1만9000만명)의 감소 폭이 운수·창고업(8000명)에서의 증가 폭을 상당히 상회했기 때문이다.
김지연 KDI 전망총괄은 “그만큼 단기간 내에 종사자들의 업종 간 이동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DI는 온라인 거래 확대의 물가안정 효과가 관련 산업의 독과점화로 저해되지 않는 시장 요건 형성 및 노동시장에서의 경제·사회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총괄은 “전통적인 도소매업 종사자들의 온라인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전직 사양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해 원활한 업종 전환을 도울 필요가 있다”며 “택배·물류 부문의 성장과 함께 특수고용직 등 기존의 취업 형태와 성격이 다른 근로자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